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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류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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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류는 영원하다." '뉴요커' 전속 필자 존 맥피의 책 '네 번째 원고'에 나오는 이 말은, 잡지사 '팩트 체커(fact checker)'들의 역할을 부각한 말이다. 그의 논픽션 원고에 담긴 전문가의 진술 일부가 과연 사실인지 근 한 달간 확인한 한 팩트 체커의 일화가 이 책에 등장한다.
2차대전 미국 비밀 핵개발계획 '맨해튼 프로젝트'를 위해 핵연료를 생산하던 워싱턴주의 한 비밀 연구소의 지도자급 물리학자가 자기도 전해 들었다며 맥피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1944~1945년 겨울, 일본이 날려 보낸 대형 소이탄 풍선 중 하나가 태평양을 건너 연구소까지 날아와 터지면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
전시 일본이 혼슈 해안에서 지름 9m짜리 '후센바쿠단(풍선폭탄)' 9,000여 개를 제트기류에 실어 미국 쪽으로 날려 보낸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연구소 존재 자체가 극비였고 사고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맥피는 이 근사한 '땔감'을 최종 원고에 넣었다. 사실 확인 책임, 내용의 삭제 여부를 결정할 책임을 '직업적 회의주의자'인 담당 팩트 체커에게 넘긴 거였다.
근 한 달간 씨름하던 팩트 체커는 원고를 인쇄소에 넘기기 직전, 당시 원자로 현장소장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은퇴 후 플로리다에 살던 소장은 마침 한 쇼핑몰에 있었다. 팩트 체커는 현지 경찰관의 도움까지 받아 공중전화로 소장과 통화, 풍선이 원자로 건물이 아니라 전력공급선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속보를 중시하는 신문, 방송과 잡지를 단순 비교할 순 없고, 뉴요커쯤 되는 매체와 한국 언론의 신뢰성을 양팔저울에 올리는 건 우스운 일이겠지만, 어쨌건 언론의 신뢰란 이렇게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2004년 4월 22일, 북한 평안북도 용천군 용천역에서 대규모 열차폭발사고가 일어났고, 한국 언론은 늘 그랬듯 '소식통'에 따른 사뭇 엇갈리는 오보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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