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장 "앞뒤 안 가리고 미국 편 선 일본...우리로선 잘된 것"

입력
2021.04.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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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립외교원장 라디오 인터뷰
"미일 정상회담은 일본과 미국의 필요가 만난 것"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는 로즈가든으로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는 로즈가든으로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 취임 이후 첫 외국 정상과 대면 만남을 가진 가운데 "이번 미일정상회담에서 무차별적으로 미국 편에선 일본의 전략이 우리로선 잘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일본의 필요와 미국의 필요가 만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하는 데 일본을 필요로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 측은 동맹국과 뜻을 같이한다는 틀을 만드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일본은 지금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 있고 내부적으로 올림픽 문제 등에서 스가 정부의 약한 부분들이 서로 합쳐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을 적으로 만든 게 올바른 외교 전략인가라는 일본 내 지적에 대해선 "스가 총리는 자기 색깔 없이 아베 (신조) 정부 외교 정책의 분신을 따른다"며 "현재는 아베 총리의 냉전 외교 전략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또 "스가 정부는 친중으로 분류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있었는데 결국 아베 정부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하고 있는 중국 때리기에는 기술이나 반도체 부문, 또 관세 인상 합의를 지키라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하는 게 없다"며 "대만이나 신장 위구르 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북한이나 이란처럼 완전 제재하기도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래서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과 함께 중국을) 욕했다가 혼자만 덜렁 서있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입장에 대해선 "일본이 무차별적으로 미국 쪽에 섰기 때문에 중국에 조금만 잘해줘도 중국이 우리에게 중립만 지켜도 감사하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미일 공동성명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빠진 데 대해선 "미국 내에서는 CVID가 불가능하다고 이미 결론이 나 있고 점진론이 있다"며 "쓸데없이 북한만 자극하지 말자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 북한을 때려서 정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써왔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 이는 실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미일 3국을 삼각축으로 묶고 싶어하는 것과 관련, "우리는 현재 '이슈별로 특정해서 협력하자'는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 첫 번째 (행동은) 한미일 중국 전선을 만들려고 하는 데서 우리가 빠진 것"이라며 "이는 잘하고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까지는 대만 해역을 봉쇄한다든지 군사적 조치를 한다든지 하는 건 없고 담론적으로 중국을 비난하는 데 끝나는 선언적 의미"라고 분석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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