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北 김정은 조건 없이 만나자”

입력
2021.04.17 10:54
수정
2021.04.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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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위해 美日 협력" 강조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가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가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또 다시 북한에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

스가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화상 연설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과 생산적인 북일 관계 수립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선두에 서서 행동할 결심이 돼 있는 상태”라고도 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당시부터 납북 문제 해결을 중요 정책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며 여러 차례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혀 왔다. 도쿄올림픽에 김 위원장을 초청해 그동안 단절됐던 북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구상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일본의 청사진은 실현이 어려워졌다. 대화 물꼬를 틀 마땅한 계기가 없던 상황에서 스가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재차 북한에 만남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일본과 미국이 협력해 북한에 즉시 해결할 것을 요구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가 총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는 단호한 경고장을 날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는 “유엔 대북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대량살상무기와 각종 사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를 끈질기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중국 문제 공동 대응, 5세대(5G) 통신망과 반도체 공급망 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 기회변화 협력 등 양국 간 현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1월 취임한 뒤 해외 정상과 갖는 첫 대면 회담이었다. 스가 총리의 방미에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도 다음달 하순 워싱턴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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