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살겠다”... 등교 거부 소년 유튜버에 日 찬반 양론

입력
2021.04.18 14:30
수정
2021.04.18 21: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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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소년 혁명가' 유타봉 군, 동영상 화제
"부모는 교육 의무가 있지 등교 의무는 없다"

일본의 등교 거부 유튜버 소년 '유타봉'이 영상에서 중학교 등교 거부를 선언하며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의 등교 거부 유튜버 소년 '유타봉'이 영상에서 중학교 등교 거부를 선언하며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인생은 모험이다, 자유롭게 살자!”

일본에서 ‘소년 혁명가’를 자칭하는 유튜버 ‘유타봉'(ゆたぼんㆍ본명 나카무라 유타카) 군이 중학교에 가지 않겠다며 등교 거부를 선언,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부모를 처벌해야 한다며 격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반면 “학교 밖에서도 교육은 가능하다”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2008년 12월생인 유타봉군은 지난 7일 ‘중학교에 갈지에 대해서’라는 영상을 통해 중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모두가 같은 교복을 입으면 로봇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며 학교에서 보내온 두발이나 복장에 관한 엄격한 교칙을 읽어나간 뒤, “바보 같은 규칙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타봉군이 처음 등교를 거부한 것은 오사카에 거주하던 소학교 3학년 때. 숙제를 안 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때린 교사가 그 사실을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4학년 때 가족 모두 오키나와로 이사온 후로는, 가고 싶을 때만 학교에 가는 ‘프리스쿨링’을 시작했다. 학교에 가지 않을 때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이를 유튜브 영상으로 올렸다.

그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가게 할 의무가 있다’고 댓글을 달지만 사실 부모에게는 아이가 교육을 받도록 할 의무가 있을 뿐 억지로 학교에 가게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학생들의 자살이 크게 늘었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생명, 인생,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에는 가지 않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서 배우고 도전할 것”이라며 “나는 나만의 길을 찾아 돌진해 간다”고 외쳤다.

일본의 등교 거부 유튜버 '유타퐁'의 아버지가 올린 트윗. 아이에게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비방 글을 보낸 사람이 있다며 "이것이 일본의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의 마지막이라면 정말로 학교에 갈 필요는 없겠지요"라고 올렸다. 트위터 캡처

일본의 등교 거부 유튜버 '유타퐁'의 아버지가 올린 트윗. 아이에게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비방 글을 보낸 사람이 있다며 "이것이 일본의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의 마지막이라면 정말로 학교에 갈 필요는 없겠지요"라고 올렸다. 트위터 캡처

유타봉군이 올린 이 영상은 46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소학교, 중학교는 의무교육으로 보내야 한다” “부모가 문제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형 인터넷게시판 ‘2채널’ 개설자인 니시무라 히로유키는 “교육의 의무를 포기한 부모는 처벌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유타봉군의 아버지는 “홈스쿨링을 하는 등 교육 의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악플이 쏟아지자 유타봉군은 “‘학교를 가야 상식을 익힐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익명으로 비방글을 남기다니 학교에서 뭘 배운 거야”라며 반박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유타봉군의 생각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는 “학교에 가지 않는 것과 교육을 받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며 동조했다.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했다는 한 유튜버는 “학교는 지옥이라 생각해 몇 번이나 등교를 거부했지만 부모님에 의해 강제로 떠밀려 학교를 갔다”며 유타봉군을 응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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