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고 떠난 인니 기술진 돌아온다... 'KF-21 공동개발 청신호' 되나

입력
2021.04.16 09:00
수정
2021.04.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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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KF-X)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KF-X)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 전투기(KF-21) 공동 개발을 위해 국내에 파견됐다가 철수한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올 하반기에 돌아온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기술자 114명의 본국 철수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들었지만, KF-21 공동 개발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최근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방한과 맞물린 이들의 복귀는 KF-21 공동 개발 정상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6일 "올 하반기에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국내로 돌아와 공동개발을 정상화할 예정"이라며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 문제도 빠른 시간 내에 협상해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공동으로 차세대 국산 전투기 개발에 나섰다. 최근 KF-21이라는 정식 명칭을 얻기까지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로 불린 이 사업은 인도네시아에서는 IF-X로 불린다. 인도네시아가 2026년까지 소요되는 총 개발비 8조8,000억 원 중 20%(1조7,663억 원)를 부담하고, 개발이 완료되면 시제기 1대와 함께 기술을 넘겨받아 현지에서 IF-X 48대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미납하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2018년 전액을 연체했던 인도네시아는 2019년 1월, 일부 금액만 납부한 이후 계속 미납 중이다. 현재까지 미납 액수만 6,044억 원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3월 KF-21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됐던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귀국한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사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서욱 국방부 장관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사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그러나 지난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KF-21 시제기 출고식 참석차 방한한 것은 양국 간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계기였다. 다만 분담금 미납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다. 양국 간 5차례 실무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우리 측에 분담금 지분을 20%에서 10%로 낮춰주거나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의 차관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청와대는 프라보워 장관의 문재인 대통령 접견 후 "프라보워 장관이 식량기지 사업 협조를 언급했고 문 대통령이 배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긴밀히 협력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량개발 지원과 KF-21 공동 개발 재개를 연계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방사청 관계자는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장관 외에 식량 개발 특임장관도 맡고 있다"며 "양국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나온 말이지 KF-21 공동 개발 지속을 전제로 나온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축하 영상을 보낸 것은 양국의 전투기 공동 개발 재개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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