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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가 코로나 예방?... 남양유업, 결국 정부에 고발당했다

입력
2021.04.1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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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대구의 한 슈퍼마켓 주인이 음료 진열대에 불가리스 품절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대구=뉴시스

14일 오후 대구의 한 슈퍼마켓 주인이 음료 진열대에 불가리스 품절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대구=뉴시스

자사 발효유 음료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남양유업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발했다.

식약처는 최근 남양유업이 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홍보한 데 대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식약처는 이날 긴급 현장조사를 통해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와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측은 “해당 연구에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 심포지엄 임차료 등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을 홍보한 것으로,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9일 남양유업 홍보전략실은 ‘불가리스, 감기 인플루엔자(H1N1) 및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문구를 담은 홍보지를 30개 언론사에 배포해 심포지엄 참석을 요청했다. 이후 실제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 참석한 29개 언론사에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를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처리해 얻은 결과다. 불가리스를 바이러스에 뿌렸더니 상당량이 사멸했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를 섭취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정 식품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밝히려면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주장에 대해 지난 14일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인체 내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교하게 설계된 연구로 검증한 결과가 아닌데도 마치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작용이 확인된 것처럼 홍보했다는 것이다.

이 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고, 일부 편의점에선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식약처는 “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므로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는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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