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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백신 증명서' 도입, 新 계층사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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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연말까지 도입 여부를 결정키로 한 ‘백신 여권’과 관련, 정부 산하 인권기관이 ‘신(新) 계층사회’를 만들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유도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게 제도의 취지지만 비접종자를 간접 차별할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이주민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집단이 고용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자국 평등인권위원회(EHRC)가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국무회의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우려는 백신 접종 증명서(백신 여권)가 고용 조건으로 활용됐을 때 비접종자의 일자리 소외 현상이다. 위원회는 “청년 등 모든 계층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전엔 ‘접종 없이 일자리도 없다’는 정책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용 차별 피해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주민과 소수민족, 경제적 취약계층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법정 의무 백신이 아닌 데다, 국민 모두가 접종 받을 수 없는 현실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종교적 신념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백신 증명서와 고용을 연계하는 정책은 인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영국은 최근에서야 접종 대상을 고령층에서 40대 후반까지 확대했고, 7월 말까지 18세 이상 성인 전체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기존 계획도 틀어진 상황이다.
실제 얼마 전 한 사업자가 노인요양보호사의 백신 접종을 고용 조건으로 삼겠다고 밝혔을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당장 가뜩이나 심각한 요양보호사 부족 사태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조차 의무화하지 않은 백신 접종을 요양사에 적용하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반론이 터져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내 백신 여권 논쟁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앞서 2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 여권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증명서를 술집, 극장 등의 출입 자격으로 이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으나 아직 세부안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 대변인은 가디언에 “평등과 윤리적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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