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2개월 딸 학대 혐의 아버지 내일 구속 심사

입력
2021.04.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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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생후 2개월 여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의 객실 모습. 연합뉴스

13일 생후 2개월 여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의 객실 모습. 연합뉴스

인천 한 모텔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긴급 체포한 A(27)씨의 구속영장을 14일 오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A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이르면 15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A씨는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0시 3분쯤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B양의 가슴을 압박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다. B양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코 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

소방당국으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B양의 머리에서 멍자국을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은 초기 검사에서 두개골 골절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이후 정밀 검사에서 골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뇌출혈 증상을 보인 B양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등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서 "딸을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아동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아내(22)와 B양의 오빠(2), B양과 함께 살다가 보증금 문제로 집 주인과 마찰을 빚고 나온 뒤 부평구 일대 모텔들을 전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의 어머니는 이달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가족과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인계된 뒤 구속돼 구치소에 머물고 있는 그는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재판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A씨는 아내가 구속된 뒤 인천 남동구 측에 두 자녀를 위탁할 곳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위탁처를 찾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의 오빠는 사건 발생 후 시설에 맡겨졌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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