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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자 700명, 폭발 직전인데 "좀 더 두고 보자"는 정부

입력
2021.04.14 18: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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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보건소 뒷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소를 찾은 유치원 교직원 및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보건소 뒷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소를 찾은 유치원 교직원 및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명 선을 넘었다. 학교,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번지고 있다. "4차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3차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31명이었다. 최근 한 주(8~14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625.1명으로, 지난달 11일(406명) 이후 줄곧 2.5단계(400~500명 이상) 기준을 충족했다.

정부도 확진자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의료대응 역량 강화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은 "지금은 20일간 매일 확진자 1,000명 정도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확진자가 더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 예비시설과 감염병전담병원의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일 거리두기 3주 재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라도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밤 10시까지인 영업시간을 9시로 1시간 당기겠다" 밝혔다.

그럼에도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단계 상향은 1년 이상의 고통과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더더욱 선택하기 곤란한 최후의 수단"이라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하루 환자 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증가 추세를 봐야 한다"며 "금주 상황을 좀 더 종합적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3차 대유행 때와 달리 의료 대응 역량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지난 1분기에 요양병원의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일정 부분 진행됐으니 거리두기 단계 격상 기준에 기계적으로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3차 대유행 때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대에서 1,000명대까지 올라갔다. 이에 반해 4차 유행은 하루 확진자 300~400명대에서 시작했다. 거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사회 무증상 감염자가 꾸준히 누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3차 대유행 때와는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도화선에 불만 붙으면 하루 1,000명 이상 폭증세로 이어지는 건 시간문제"란 말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언제까지 기다리고, 지켜보기만 할 것이냐"며 "정부는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 피해가 크다고 하지만, 유행 초입에 확산세를 제압하지 못하면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것이기에 단계 상향을 더 이상 망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안감을 정부가 다독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날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얘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람 대상 연구가 아니라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업체 주가가 한때 급등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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