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 디지털 능력 10% 차이난다

입력
2021.04.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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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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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경제수준에 따라 자녀의 디지털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월수입이 적을수록 자녀의 디지털 기기 보유율이 낮고, 본인과 부모의 활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 실태 및 대상별 정책대응방안 연구(초등학생)’를 발표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4~6학년 2,723명과 이들의 학부모 2,5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우선 부모 경제력에 따라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 수준 차이를 보였다. 부모 월수입이 700만 원 이상 상위권 가정 학생은 54.3%만이 '타이핑을 잘 못한다'고 답했지만, 월수입 300만 원 미만 하위권 가정 학생은 6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밖에 △한글 프로그램 △파워포인트 △코딩 등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 응답률이 고소득보다 저소득에서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원격수업을 위한 디지털 기기 보유율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가정에 원격수업을 위한 시설과 장비가 잘 갖춰져 있느냐’는 물음에 상위권의 91.4%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하위권 자녀는 23.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소득에 따른 학부모의 디지털 격차도 커서 상위권 74%가 ‘자녀가 원격수업을 받게 능숙하게 디지털 기기를 다룰 줄 안다’고 답했지만 하위권은 54%만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원격수업보다 교실수업이 좋다(학생 69.9%, 학부모 93.3%)고 답했다.

초등학생 스마트폰 보유율은 87.7%였는데, 이용 시간 역시 부모의 경제수준에 따라 달랐다. 하위권 자녀가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은 36%로, 상위권 자녀 15.1%의 두 배가 넘었다.

연구를 수행한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미디어문화연구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간과한 Z세대 내 디지털 격차 문제의 심각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디지털 격차 발생은 교육 격차와 부의 대물림 등 사회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정부가 격차 해소 방안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격수업으로 인해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유튜브 이용 경험이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90.3%가 ‘최근 한 달 동안 수업 외에도 유튜브를 이용한 적 있다’고 답했고, 11.2%는 최근 6개월 유튜브 콘텐츠를 업로드한 경험도 있었다. 텔레비전 시청(33.9%)보다 유튜브 시청(36.2%)을 더 선호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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