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서울 더비’ 승자는 서울이랜드

입력
2021.04.14 21:29
수정
2021.04.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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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안드로 결승골로 FA컵 16강 진출

서울이랜드 레안드로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이랜드 레안드로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수도 서울을 연고로 둔 두 프로축구팀이 역사상 처음 맞붙은 ‘서울 더비’ 승자는 서울이랜드였다. K리그1(1부리그)에 속한 FC서울과 K리그2(2부리그)의 서울이랜드가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만나 혈전을 벌인 끝에, 서울이랜드가 1-0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 대진표가 발표됐을 때부터 서울이랜드가 2라운드에서 승리하면 3라운드에서 기다리는 FC서울과의 대결이 예고돼 관심을 끌었는데, 서울이랜드가 지난달 27일 2라운드에서 K5리그 팀 송월 FC를 5-0으로 완파하며 서울 더비가 성사됐다. FC서울은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뒤 줄곧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 구장으로 써왔다. 서울이랜드는 2014년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을 안방으로 삼아 창단했다.

각각 서울의 북서부와 남동쪽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잡았지만, 아직 두 팀의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서울이랜드가 2015년부터 K리그2에 참가한 이래로 한 번도 승격하지 못했고, FC서울은 강등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대결은 어떻게든 승자가 갈리고, 패자는 대회에서 탈락하는 맞대결이었기에 더 관심이 쏠렸다. FC서울은 K리그에서 기록하던 3연패 고리까지 끊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전반 10분이 지난 시점 FC서울은 조영욱이 부상으로 빠지고 정한민이 대신 투입되는 변수를 안았다. 정한민은 전반 29분 페널티 박스 내 오른족에서 위력적인 첫 슈팅으로 서울이랜드 골 문을 두드렸다. 전반 40분 이건희가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양한빈 골키퍼에 막혔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양팀은 후반 들어서도 첫 골을 위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전반 14분 FC서울 홍준호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맞았지만 선방에 막혔다.

‘서울 더비’ 역사적인 첫 골 주인공은 서울이랜드 레안드로였다. 레안드로는 후반 40분 곽성욱의 코너킥이 바운드 돼 튀어나온 공을 김진환이 헤딩으로 넘겨주자, 이를 골문 바로 앞에서 헤딩 슛으로 밀어넣었다. 승기를 잡은 서울이랜드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후반 45분엔 FC서울 홍준호의 헤딩 슛이 서울이랜드 골 문을 위협했으나 문정인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은 승리 후 "올해는 우리가 도전하는 입장에서 서울 더비를 했다면, 내년엔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하고 싶다"고 밝히며 K리그1 승격 목표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FA컵 우승을 통해)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목표도 이뤄보고 싶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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