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월호 생존자들, 국가 배상소송 나서… "후유증 여전"

입력
2021.04.13 14:33
수정
2021.04.13 14:37
구독

세월호 피해자지원법 부당성 주장
“트라우마로 정상적인 삶 회복 못해”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 등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제주지법 정문에서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가배상 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 등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제주지법 정문에서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가배상 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사흘 앞두고 제주지역 세월호 생존자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 등 3개 단체는 13일 오전 제주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소송은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이들의 존엄과 국가의 책임을 묻는 것이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생존자들의 결연한 의지”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 세월호 생존자 24명은 사고 발생 이후 트라우마로 현재까지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국가는 치료비 외 다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2015년 세월호피해자지원법 시행 과정에서 배상금과 위로 지원금 및 보상금의 지급신청을 법 시행 6개월 이내로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난 후 발생한 트라우마는 최소 2년 경과 후 평가해야 한다는 전문의들의 의견을 정부에 알렸지만, 정부는 예외를 둘 수 없다며 기간 내 신청하지 않은 배상금은 지급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며 “이 때문에 생존자들은 참사 발생 후 약 1년이 경과됐을 시기에 배상금 지급신청을 위해 정신과 전문의에게 후유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2015년 배상결정 동의의 효력은 피해자들의 장애에 대한 불완전한 평가를 전제로 이뤄졌기 때문에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국가의 잘못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장애평가를 위해 소요되는 2년이라는 시간이 경과되기 전에 진행된 절차는 헌법에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배상 소송을 제기한 생존자 중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리는 김동수(56)씨는 지난 11일 약물을 과다복용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몸에 소방 호스를 감고 승객 20여 명을 구조했다.

김영헌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