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리뷰] 공유·박보검 '서복', 진부하지만 매력적인 생(生)의 고민

입력
2021.04.14 09:07

'서복' 포스터

'서복' 포스터

영원히 사는 서복(박보검)과 죽음이 임박한 기헌(공유). 두 사람 중 누가 더 불행할까? 영화적 재미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가미한 '서복'은 관객들에게 이 같은 물음표를 남긴다.

'서복'은 정보국 요원 기헌이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임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연구소 밖으로 나간 서복은 호기심 가득 담긴 눈빛으로 세상을 구경한다. 검사 받기, 밥 먹기, 책 읽기가 하는 일의 전부였던 그에겐 미꾸라지도 신기한 생명체다.

기헌은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도 급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서복이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그의 태도에 화나고, 아픈 몸 때문에 괴롭지만 임무를 포기할 수도 없다. 서복이 있다면 생명 연장의 꿈도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복'은 '생명'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죽음을 정복한 존재 역시 불행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인간의 욕심이 다른 이들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 알려준다. '죽음이 나쁜 것인가?'라는 질문 또한 남긴다. 진부하지만 중요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유와 박보검의 케미스트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어두운 주제를 다루는 '서복'에 따뜻함을 한 스푼 더한다. 툴툴대지만 속정 깊은 기헌,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하지만 결국 마음을 여는 서복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공유와 박보검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구원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서복과 기헌의 여정 동안 이어지는 액션 신 역시 관람포인트로 꼽힌다. 자동차 추격전과 총격 장면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기헌의 보호에 의존해야 할 존재처럼 그려지던 서복의 반전 활약도 두드러진다. 서복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능력은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안부장(조우진)은 독기를 품고 각종 무기들로 서복 기헌과 맞서며 스펙터클함을 더한다.

'서복'은 매력적인 영화이지만, 눈물을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장면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감동이 특정 장면에 집중되지 않고 곳곳에 퍼져 있었다면 더 깊은 여운을 남겼을 듯하다. 오는 15일 개봉.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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