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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지는 한국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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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새판 짠 미국
미일은 쿼드 한몸, 한국만 고립 조짐
이젠 명확한 외교정책 정립해야
3월 중순 도쿄, 서울, 앵커리지에서 연쇄적으로 개최된 2+2 연석 회담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인태) 전략과 미일, 한미, 미중의 함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앵커리지 2+2 회담에서 미중 외교의 수장들은 사사건건 공개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안보, 경제, 인권 문제를 둘러싼 언쟁으로 회담장은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 향후 미중관계가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대결로 치달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도쿄 2+2 회담에서 미일은 인태지역에서 일심동체가 될 결의를 다졌다. 미일은 중국의 행동이 초래하는 정치 안보 경제 기술적 과제에 공감하고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센카쿠,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광역에 걸친 안보협력을 확인했다. 양국은 홍콩 신장 위구르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또한 동맹과 쿼드를 중심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구축하는 데 전면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한편 서울 2+2 회담에서 한미는 연합 태세 강화와 북핵 미사일이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고 확인했다. 인태전략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과의 연계 협력이 언급되는 수준에 그쳤다. 중국을 거명하지 않은 채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합의했다. 더불어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국의 인태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동북아 각국의 외교전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시대엔 미국 우선주의와 대중 무역전쟁에 초점이 맞추어진 데 반해, 바이든 정부의 인태전략 2.0은 동맹과 파트너들과의 공동행동과 대중 대결이 중심을 이룬다. 바야흐로 미중 관계가 전략적 경쟁을 넘어서 신냉전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애초부터 인태전략은 아베 전 총리가 최초로 제창해 미국을 끌어들인 것이며 그 전략의 핵심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력체(쿼드·Quad)가 차지하고 있다. 스가 총리도 쿼드협력과 인태전략에서 선봉에 서 있다. 4월 16일 스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1호 정상회담 파트너로 초대된다. 미일 정상은 안보 경제-기술 기후변화 등에 전면적 협력과 중국 문제를 비롯해 대만 북한 등에 대한 지역정책에 대해서도 찰떡 공조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종용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미일 3자 관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비대칭과 온도차가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위치가 애매하고 뒤처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미 동맹 외교에서도 한일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한일관계는 과거사 갈등으로 여전히 냉랭한 답보상태이고 미국은 일본 목소리를 경청하는 듯하다. 미국의 정책 서클에서 미국의 인태전략에 대한 한일의 온도 차를 도넛과 피자로 비유한다는 말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일본이 인태전략에 전면적 공조협력으로 나오는 데 반해 한국의 협력 태도는 제한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냉전시대 미국의 대공산권 봉쇄 전략에도 불구하고 정경 분리를 내세우며 중국과의 교역에 적극적이었던 일본의 자세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한편 한국은 미중 양국의 눈치를 보는 전략적 애매성을 내세우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일관계는 미중 사이에서 적절한 전략적 균형점을 찾아야 할 공통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서로 반목하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느낌이다. 징용, 위안부 현안을 시급히 해결해 대일관계 개선을 실현시키고 중견국에 걸맞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외교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 정립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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