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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시상식 참석하려는데... 아들, 증오범죄 탓 미국  방문 걱정"

입력
2021.04.13 07:13
수정
2021.04.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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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아시아 여성이라 공격받는 건 끔찍한 일"
"한국인 첫 연기자 후보 지명, 슬프면서도 감사해"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BAFTA)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화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고 있다. BAFTA 제공 AFP 연합뉴스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BAFTA)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화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고 있다. BAFTA 제공 AFP 연합뉴스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 증오 범죄'와 관련,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거주하는 자신의 아들이 모친의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매체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인데, LA 거주 중인 아들이 오스카 때문에 미국을 오는 것을 걱정하더라. 내가 길거리에서 다칠 수도 있다는 거다"라고 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에서는 아시아계 노인 여성을 노린 이유 없는 폭행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연일 기사가 나오고 있다. 윤여정은 "제 아들은 '그들이 나이 든 여성을 노린다'며 '경호원을 둘 수 없겠느냐'고 하더라. 단지 노인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윤여정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후보 지명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과 아카데미상에 필요한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의미가 있다고 봤다.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과 함께 출연한 스티븐 연, 함께 영화를 만든 모두에게 감사하다. 영화는 함께 만들었다"면서 "한국 연기자가 오스카 후보로 지명된 것이 처음이라는데, 슬프지만 동시에 감사한 일이다. 삶은 나쁘지 않고 놀라움의 연속이다"라고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맡은 할머니 순자 역할로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상(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미국 아카데미상에서도 수상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윤여정은 "경쟁을 싫어한다. 이건 올림픽이 아니다. 후보 지명만으로도 모두 승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나리는 내게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영화 속에서 나는 한국어로만 말한다. 한국에서 연기한 것과 같은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줄 몰랐다"고 했다.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개인사도 소개했다.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키운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이혼녀는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라며 "(이혼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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