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코로나19 특별 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 확산세에 우려를 표하며 "새로 취임한 지자체장들과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문 대통령은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한 모습을 공개하고 선제적 검사 확대, 방역 수칙 준수, 백신 확보 등 대책을 주문했다. 이날 방역점검회의와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문 대통령이 긴급 소집한 것은 민생과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임기 말에 재·보선 참패로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결국 코로나 방역, 경제와 같은 민생을 챙기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날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3.4%(리얼미터)로 소폭 하락해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최고치인 62.9%로 올랐다. 고정 지지층만 남고 중도층의 마음은 모두 떠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적폐 청산, 검찰개혁 등 피로감 쌓인 개혁과제에 집착할 때가 아니며, 분노를 자아낸 여권의 내로남불을 덮으려 애쓸 때가 아니다. 민주당으로선 지금까지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후광효과를 누렸던 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 스스로 쇄신하지 않으면 당의 앞날이 어둡다. 근본부터 바꾸는 쇄신을 해야 하며, 문 대통령은 강성 지지자들이 당의 변화를 가로막지 않도록 하는 게 돕는 길이다.
문 대통령은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을 신임 정무수석으로 내정, 인적 쇄신에도 시동을 걸었다. “정치가 한심한 꼴이 부끄럽다”며 불출마했던 이 전 의원은 친문 인사가 아니어서 폭넓은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뜻이 엿보인다. 청와대 참모진의 쇄신 폭은 한계가 있어 보여 개각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수한 장관들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교체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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