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유흥시설의 영업시간 연장, 업종별 영업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서울형 상생 방역 방안’을 내놨다. 이날 서울시의 발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유지하고 2단계 지역(수도권) 유흥시설에 대해 3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중앙 정부의 기조와는 배치된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경제를 지탱하는 동네상권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법은 영업할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방역 방안이 자영업자들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상공인 30% 이상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강화된 방역으로 소상공인들이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탄력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려는 서울형 상생 방역 방안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문제는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점이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500명을 훌쩍 넘어 거리 두기 2.5단계 요건에 해당되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집합금지 폐지를 골자로 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을 지난달 마련했음에도 이를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1년 이상 지속된 거리 두기로 인한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 이날 서울시의 발표는 시민들에게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서울시가 유흥시설 영업시간 완화 등을 강행할 경우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서울로 유동인구가 몰릴 위험성도 있다. 다만 오 시장이 “(서울형 거리 두기 매뉴얼)시행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중대본과 협의해서 현장에서 혼란ㆍ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한 점은 다행이다. 방역의 성패는 신뢰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제각각 대책을 내놓을 경우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 대응에 팔을 걷어붙인 오 시장의 발 빠른 행보는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혹시라도 중앙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라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오 시장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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