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먹는 건 그대로인데 학교 안가니... 반년 새 아이들 평균 4㎏ 쪘다

입력
2021.04.12 11:30
구독

지난해 5월 일부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문에 등교 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일부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문에 등교 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늘면서 청소년들의 비만이 더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등교일수가 줄어든 만큼 생활습관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김미진 교수, 김은실 임상상사 연구진이 만 6~18세의 비만 학생 90명을 대상으로 등교 중지 전후 비만 관련 지표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담은 연구논문을 과학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발표했다. 실제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신체 변화를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 대상은 비만 진단을 받고 2019년 12월부터 2020년 5월 사이 적어도 두 번 이상 병원을 방문한 청소년들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12.2세, 몸무게는 67.2㎏, 체질량지수(BMI)는 26.7㎏/㎡였으며, 남학생이 77.8%(70명)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약 4개월 간격으로 이들의 몸무게 등 비만 관련 지표들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등교 중지를 기점으로 비만 관련 모든 지표들이 나빠졌다. 등교 중지 이후 평균 몸무게는 71.1㎏으로, 등교 중지 이전보다 4㎏가량 늘었다. BMI도 27.7㎏/㎡으로 올랐다. 연구진은 이들이 성장기란 점을 감안해도 모두 정상 범위 밖이라고 판단했다.

살이 찌자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공복혈당, 간 수치 등 대사증후군 관련 지표들도 모두 덩달아 뛰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던 53명은 당화혈색소 수치까지 크게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연구진은 등교 중지 이후 바깥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든 반면,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방식은 평소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건강을 위해선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더라도 집 안에서 가능한 운동을 늘려야 하고, 평소보다 식단 조절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김미진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소아 비만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기고 간과하기 쉽다”며 “대사성 질환이 동반된다면 장기적으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