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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대표 vs 초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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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1년 하고 당을 책임지기는 어려운 일이나 허황된 소리만은 아니다. 초선 그룹 내에서 대표선수를 내세우자는 움직임이 있고 김웅 의원이 출마자로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이 떠난 국민의힘이 극우 보수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지만 ‘초선 당 대표’ 시도만으로도 당의 커다란 변화를 보여준다.
□ 더불어민주당은 초선 의원 수난 시대다. 초선 5적, 초선족, 배은망덕 등 혐오의 말과 비난 문자폭탄에 시달린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9일 가장 먼저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는데 조국 사태 등을 언급한 것이 강성 지지층의 심기를 건드린 탓이다. 2030 의원들은 “우리 뜻이 언론에 의해 곡해됐다”며 다소 후퇴한 두 번째 성명서를 냈고 권리당원들은 초선 의원들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보다 못한 조응천 의원은 14일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비대위에 요구했다.
□ 민주당 상황이 단순치 않은 것은 초선들이 온전히 부당한 희생자, 책임에서 자유로운 쇄신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김남국 의원은 “용기를 내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듣겠다”며 반여 성향의 에펨코리아 사이트를 찾겠다더니 친여 성향 딴지일보 게시판에 ‘에펨 가입’을 요청, 좌표 찍기 논란을 유발했다. 이는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언론 개혁을 밀어붙여 온 강성 행보에 김남국 김용민 황운하 등 초선 의원들이 돌격대 역할을 했다.
□ 초선 대표가 쇄신의 묘약은 아니지만 위기 타개를 위해 이런 시도라도 해야 하는 게 민주당이다. 그런데도 586, 친문 정치인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니 참 한가하다. 반성하고 책임지는 주류의 모습도, 변화 의지를 가진 새로운 인물도 안 보인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내년 대선도 어렵다”는 진단이 그래서 나온다. 민심을 모르는 주류를 통째로 갈아치워야 할 판인데 대체할 세력이 안 보이는 것이 민주당의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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