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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이 안 된다면 '재래식'을 핵폭탄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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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이후 미·소의 군비 경쟁은, 결과만 보면 그 자체가 목적처럼 전개됐다. 신무기와 대응 무기의 끊임없는 연쇄. 거기서 비롯된 제조·무역의 거대한 군사·산업 메커니즘. 전쟁 위기나 억지력 제고의 명분은 군산복합경제의 식지 않는 동력이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하고 사들인 신무기들은 역시 엄청난 돈과 인력을 써가며 보관, 관리되다가 돈과 오염물질을 흩뿌리며 폐기됐고, 무기는 쓰이지 않을수록 좋다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로 정당화됐다. 그렇게 낭비된 경제적 가치와 기회비용은 조사된 바 없다.
화학·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규제·감축 합의 이후 미·소(러)는 다시 재래식 무기 경쟁에 몰두했다. 2002년 미 공군연구소가 시동을 건 'BLU-82 프로젝트'는 사상 최대 재래식 폭탄 개발 계획이었고, 그 결과 이듬해 'GBU-43 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 즉 '공중 폭발 대형 폭탄'이 탄생했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란 별명으로 더 유명한 MOAB는 길이 9.17m에 무게 9.5톤으로 공중 투하 후 지상 3m 지점에서 폭발하며, 암모늄 질산염 등 가연성 물질을 폭발압과 함께 확산시켜 반경 약 500m 공간을 무산소 상태로 초토화하는 파괴력을 지녔다고 한다.
3년 뒤 러시아는 'FOAB(Father of All Bombs)' 즉 '모든 폭탄의 아버지'를 만들어냈다. 무게는 7.8톤으로 MOAB보다 가볍지만 폭발력은 TNT 44톤급(MOAB는 11톤급)이며 폭발 반경도 2배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러시아는 투폴레프 전략폭격기가 투하한 FOAB의 위력 시험 장면을 방송을 통해 세상에 알렸다.
FOAB는 아직 쓰인 적이 없지만, MOAB는 2017년 4월 13일 ISIS 주요 거점인 아프가니스탄 터널지역에 투하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매우 매우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재래식 단일 무기로는 지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괴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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