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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 반성] “언론 탓, 검찰 탓 하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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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선거 4연승 만에 첫 참패를 맛본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이번 패배를 계기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으면 대선도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무겁게 흐른다. 도약은 왜 실패했는지를 정확히 아는 데서 시작한다. 패인은 무엇이고, 뭘 배워야 할까. 박용진(재선ㆍ서울 강북을) 박재호(재선ㆍ부산남구을) 김영배(초선ㆍ서울 성북갑) 의원의 반성문을 엿봤다.
“민주당은 먹고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자산 격차가 더 커진 게 사실이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심각한 지표들이 나왔다. 민생이 어려워지니 국민 실망이 커지는 게 당연했다. 부동산 문제는 결정적 촉발제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서 나타난 고위공직자와 민주당 의원들의 내로남불도 큰 문제였다. 국민들이 제일 보기 싫어하는 것이 정치인의 위선과 오만인데,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오만하다는 인식이 지난해부터 켜켜이 쌓였다. 패배의 전조가 깔려 있으니 백약이 무효했다.
넘어진 곳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어디서 넘어졌는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나야지, 손가락으로 언론 탓, 검찰 탓을 하면 일어날 수 없다. 당장 점수 따기는 어렵더라도 일자리를 더 챙기고, 코로나19로 더 벌어진 소득격차를 어떻게 줄일 건지 고민해야 한다.
‘뻔한 얼굴’도 바꿔야 한다. 국민이 보기에 당이 이렇게 되는 데 책임 있는 이들이 원내대표·당 대표·대선후보 경선에서 모두 승리하면 대선에서 뻔한 패배를 당할 것이다. 책임 있는 자가 누구인지는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옳다고 생각하고 추진한 일들이 국민이 보기엔 미흡했다. 더 개혁적이고 정의롭겠다며 시작한 정권이 정작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비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선거다.
검찰개혁이 대표적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이 독선적이면 안 된다. 당내에서 합의가 됐더라도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더 수렴했어야 한다. 부동산 문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역시 당정이 세운 잣대를 불공정하다고 느낀 이들이 많았다. 왜 같은 동네인데도 공시가가 달라야 하는지, 왜 재난지원금을 누구는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했다.
당심과 민심의 균형이 필요하다. 당 주류의 뜻과 다른 의견일지라도 귀 기울여 듣고, 때로는 국정과제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도 태극기 부대와 선을 긋고, 보수 정당이 관심 갖지 않던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민심을 일부 흡수한 것 아닌가. ‘우리는 개혁적이고, 반대는 나쁘다’는 식의 사고로는 안 된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설득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국민이 집권여당에 부여한 역할이다.”
“국민들은 ‘공정’만큼은 민주당이 잘할 것이라 믿었다. LH 사태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고위공직자들마저 솔선수범하지 않았다는 점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내부의 문제일수록 더 엄격해야 했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못했다. 소속 의원들의 투기 의혹이 터져 나오는데도 미적댄다는 인상을 줬다. 발본색원하려는 노력도 별로 하지 않았다. 민주당을 믿고 총선에서 180석이나 줬는데, 스스로에게 더 관대한 것처럼 비치다 보니 국민들이 실망을 넘어 분노한 것 같다.
민주당이 이렇게 된 것은 여의도에만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끼리만 논의하고, 언론 기사나 정부 보고서에 매몰돼 있었다. 오만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이는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일부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 떠넘기기로 끝날 수 있다. 자해일 뿐이다.
전면적 하방(下放)이 필요하다. 뿌리에서부터 에너지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나무에 꽃이 화려하게 폈다 한들 오래 가겠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 질책을 직접 들어야 한다. 처절하게 듣고 깨져야 한다. 국민 마음을 정확히 읽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어 실천한다면 이번 패배는 위기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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