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美 기후특사 방중…바이든 행정부 고위직 처음

입력
2021.04.11 09:39
수정
2021.04.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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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회담 이후 한 달만에 美中 대면
"공동 의제엔 협력" 바이든 의지 반영 행보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지난달 9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서 회담을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지난달 9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서 회담을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조만간 중국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 인사 중에는 첫 방중이다. 난타전으로 끝난 지난달 18일 ‘알래스카 고위급회담’ 이후 한 달 만에 미국과 중국이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12일 이후 중국 상하이를 찾아 셰전화(解振華) 기후변화 특별대표 등 중국 당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양측은 이미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정치ㆍ경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등 공동 의제에 관해서는 협력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기조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케리 특사는 최근 인도, 방글라데시,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하고 있다. 중국 방문도 이번 순방 일정에 포함돼 있다. 케리 특사는 인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협력하고 싶다. 차이점에 얽매여 있어선 안 된다. 기후변화에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에 손길을 내밀었다. 케리 특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미 정계 거물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국정 의제다.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선언했다. 22, 23일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이 자리엔 중국도 초대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초청을 수락한다면, 비록 화상이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중 정상이 대면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와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참석 가능성을 열어 뒀다.

기후변화 문제는 앞서 알래스카 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 그러나 양측 입장은 엇갈렸다. 회담이 끝난 후 중국은 양국이 기후변화 실무협의단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그런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결과를 낼지 확신할 수 없는 협의체를 공식화하는 중국식 수법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 1, 2위 탄소배출국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65% 감축,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태다. 케리 특사는 “기후변화 위기는 (양국 관계와) 분리해서 다뤄져야 한다”며 “양대 탄소배출국이 협력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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