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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진짜 도입될까 … 전문가들은 여전히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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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진짜 한국에 들어올까.
정부는 "검토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고, 이재명 경기지사 같은 이들은 백신 부족 우려가 워낙 크니 '플랜B' 차원에서라도 들여오자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개를 내젓고 있다. 도입하자고 결정한다 해서 절차상 백신이 부족한 지금 당장 도입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효능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서다. 거기다 "백신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이제와서 국민적 수용도가 낮은 러시아산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
정부도 스푸트니크V 백신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스푸트니크V 백신의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해외의 허가 승인·접종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중국 백신에 대해 도입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백신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일부 백신의 부작용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추가 백신 확보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이는 '백신에 관한 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수준의 발언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가 스푸트니크V 백신을 내놓은 건 작년 8월이다. 이후 러시아를 비롯, 이란, 아르헨티나, 알제리, 헝가리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졌다. 러시아에선 지난달 말까지 약 380만 명에 대한 2차 접종이 마무리됐다. 지난 19일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이 임상 단계(91.6%)보다 높은 97.6%에 이른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더구나 위탁생산 계약에 따라 다음 달부터 한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만약 도입 결정이 나면 국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의구심을 숨기지 않는다. 백신 효능만 해도 "예방 효과 97.6%"라는 러시아 보건당국의 발표 외엔 구체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최초에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이 진행된 데다, 제조 과정이나 효과에 대한 자료를 아직도 의학계에 명쾌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기다 혈전 부작용이 나타난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처럼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벡터)로 한 백신이라는 점도 감점 요인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 도입된 백신에 대해서도 안전성 논란이 큰데 평가 자료 자체가 없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검증해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혈전 문제 등으로 화이자·모더나 같은 유전자(mRNA) 벡터 방식 백신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해졌는데, 굳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전세계적 백신 부족으로 러시아 백신이라도 가져다 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를 방문한 러시아 외무차관 세르게이 베르쉬닌은 "스푸트니크V가 이르면 수 주 안에 WHO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 말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도 스푸트니크V 백신 심사를 시작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EMA가 확보한 데이터 설명 등을 중요하게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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