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니 "KF-X는 신뢰 상징" 외쳤지만... '6,000억 연체금' 문제 여전

입력
2021.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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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장관 회담 이어 문 대통령 예방
사업에 긍정 신호... 시제기 출고식도 참석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한국형전투기 KF-X 시제기 막바지 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한국형전투기 KF-X 시제기 막바지 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한국형 전투기(KF-X) 공동개발사업과 관련해 '양국 간 신뢰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KF-X 개발 사업에서 인도네시아가 이탈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작아졌지만 인도네시아 측 연체금 문제는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인도네시아 간 국방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방한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8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KF-X 사업 등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이 양국의 굳건한 신뢰를 상징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호 호혜적인 방산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양국 간 안보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연내 양국 간 2+2(외교·국방) 국장급 전략대화를 여는 한편 차관급 '공동국방협력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협의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처럼 방산 및 안보협력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지만 인도네시아 측이 연체한 KF-X 분담금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에 연체금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KF-X 사업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80%, 20%의 지분으로 참여해 공동개발 형태로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총 사업비 8조8,000억 원 중 1조7,338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 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2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중 2,272억 원만 납부하고 6,000여억 원을 연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에 라팔 전투기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KF-X 공동개발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군 당국 관계자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 측의 사업 완성 의지를 확인했다"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프라보워 장관 방한 자체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9일 KF-X 1호 시제기 출고식에도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제기 출고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양국 방산 협력 성공을 위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차세대 전투기 양산을 위해 프라보워 장관께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미래의 국방 협력을 제고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담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프라보워 장관은 이날 우리 측에 연체금 문제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향후 실무급에서 연체금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 측 연체금을 대납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비율을 20%에서 10%로 낮추고 지급 시기도 늦출 것을 요청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방위사업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조영빈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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