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진기록'... 강금실·한명숙·박영선 '거물급 女후보' 다 꺾었다

입력
2021.04.08 16:30
수정
2021.04.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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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나온 민주당 女후보 다 꺾어
당내 경선에선 '4선' 나경원 이기고 본선행
지난해 총선 '신인' 고민정에 패배, 위기도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화려하게 복귀한 오세훈 시장은 그간 굵직한 선거 때마다 거물급 여성 정치인과 맞대결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06년과 2010년, 2021년 세 차례 연속 더불어민주당 출신 여성 후보와 맞붙었고 이번 선거에 앞서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는 4선 관록의 나경원 전 의원을 상대로 경쟁을 벌였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배출한 여성 후보는 세 명이다. 공교롭게 이들의 대결 상대는 모두 오 시장이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였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선거 결과 강 전 장관은 27.31% 득표에 그쳐 기대만큼 선전하지 못했고, 61.05%를 얻은 오 시장에게 역대 최다 격차로 패했다.

4년 뒤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였다. 당시 검찰발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던 한 전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오 시장에게 밀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깬 '역대급 접전'이었다. 선거 당일 방송사들의 예측도 오 시장 47.4%, 한 전 총리 47.2%로 초박빙 승부였다.

개표 후 두 후보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투표 다음날 새벽 4시 한 전 총리가 오 시장을 역전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표 막판 실시된 강남 3구에서 격차를 벌린 오 시장이 오전 6시가 돼서야 승리를 확정지었다. 당시 득표율은 오 시장 47.4%, 한 전 총리 46.8%로 역대 최소 격차 승리였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서울시장에 세 번째 출사표를 낸 오 시장은 예선 격인 당내 예비경선에서부터 원내대표 출신이자 4선의 나경원 전 의원과 맞붙었다. 경선 초반에는 당의 주요 지지층인 강성 보수층의 지원을 등에 업은 나 전 의원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결과적으로 '중도 확장성'이 큰 오 시장이 승리를 거뒀다. 이후 전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에서도 '정권심판론'이란 훈풍에 힘입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여유 있게 따돌렸다.

오 시장이 여성 정치인과의 대결에서 항상 승리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어 중도사퇴한 그는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며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정치 신인'인 당시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면서 정계 은퇴 위기까지 내몰린 적도 있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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