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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진보 유리' 공식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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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도 진보도 똘똘 뭉쳐 투표장에 집결했다. 그러나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세력이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졌다. 문재인 정부 심판을 원하는 중도층과 2030세대가 대거 투표장으로 달려가 '분노 투표'를 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의 잠정 투표율은 55.5%로 집계됐다. 서울시장 보선은 58.2%, 부산시장 보선은 52.7%다. 역대 광역단체장 재·보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특히 법정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투표가 진행됐는데도 투표 열기는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60.2%)에 육박할 만큼 뜨거웠다. 지금까지 투표율 50%를 넘긴 광역단체장 보선은 없었다. 재·보선 투표율 역대 최고치는 61.4%이지만, 2014년 10월 경북 청송·예천 기초의원 선거 때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높은 투표율에는 문재인 정부 4년간 부동산 정책 실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사태, 여권 인사의 전·월세 인상 '내로남불' 등이 불 지핀 '심판 정서'가 반영됐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의 정당 지지율이 30%대 수준인 점에 비춰 보면, 높은 투표율은 정부·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한 번에 터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심판 열기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끌어올렸다. 서울에선 강남(61.1%), 서초(64.0%), 송파구(61.0%) 등 '강남 3구'가 모두 투표율 60%를 넘겼다. 종합부동산세·공시지가 인상 등에 대한 분노가 뜨거운 지역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강북(54.4%), 금천(52.2%), 관악(53.9%), 중랑구(53.9%) 등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이달 2, 3일 실시된 사전 투표율(20.54%)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각 진영의 투표 심리를 자극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이 높은 사전 투표율을 지지층의 결집으로 해석하자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표를 행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민주당의 선거 막판 네거티브 전략이 중도층의 심판 투표 열기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세력이 유리하다'는 통념은 통하지 않았다. '진보적인 2030세대의 투표 참여 확대→전체 투표율 견인→진보 정당 득표율 상승'은 하나의 공식이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 이번 선거에선 20대 남성의 72.5%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2030세대의 이탈폭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성세대에 비해 소득과 자산이 적어 주거 불안에 취약하고,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30세대가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분노 투표'를 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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