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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독주는 '끝'... 평평해진 대권 레이스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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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재·보궐선거 종료를 신호탄으로 대선 레이스가 예열되기 시작했다. 차기 대선은 내년 3월 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1개월간 '정권 수호'냐 '정권 교체'냐를 두고 총칼 없는 전투를 벌이게 된다.
양당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민심이 분노하면 얼마나 매서운지, 민생 챙기기와 자기 성찰에 실패한 정치를 중도층이 얼마나 냉정하게 평가하는지가 선거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거치며 정치 지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을 획득한 민주당의 독주가 사실상 끝났고, 당청에 드리운 레임덕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명제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투표율이 50%를 넘긴 건 진보와 보수 모두 강하게 결집했다는 뜻이다. 팽팽한 세 대결 끝에 보수가 압승한 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을 '슈퍼 여당'으로 만들어준 중도층이 이번엔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미다. 민주당 쪽으로 확 기울어져 있었던 운동장이 수평에 가깝게 조정된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의힘의 승리'보단 '민주당의 패배'로 봐야 한다.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는 '분노 투표'를 한 것에 가깝다. 5년 전 탄핵 사태 이후 줄곧 존폐를 고민했던 국민의힘이 기회를 잡았을 뿐이라는 얘기다. 불과 1년 만에 민심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겨갔듯, 앞으로 1년간 민심이 어디로 흐를지 알 수 없다.
회초리를 든 민심을 민주당이 1년 안에 달랠 수 있을지, 중도층을 국민의힘이 계속 잡아둘 수 있을지가 대선 판도를 가를 것이다.
민주당의 대권 리그엔 짙은 안개가 꼈다.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는 한동안 선거 패배 책임론에 시달릴 것이다. 친문재인계(친문계)의 기세가 꺾이면서 대권 무게추가 일단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제3 주자가 거론되지만, 이들의 지지율이 친문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주류와 강하게 묶여 있다는 게 변수다.
친문계는 호락호락하게 권력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당내 대선 후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주자를 띄우는 등 반전을 노릴 공산이 크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현재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이 민주당 주류 정서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친문계는 또 다른 대안을 빠르게 찾을 가능성이 있다"며 "친문계와 비주류 간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동시 승리로 국민의힘은 '제3 지대'에 무력하게 기대는 상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자력갱생'에 필요한 당내 유력 대선주자가 없다는 건 치명적 취약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대권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선거 기간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라는 잠재적 상품성을 가진 인물들이 일부 있긴 하지만, 지지율이 아직은 미미하다.
결국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가 야권 대선 지형의 중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제3 지대 주자들을 '흡수'해 '우리 주자' 옷을 입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당'으로 인식되는 한, 윤 전 총장 등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들어오라'는 국민의힘과 '외곽에서 몸집을 키우겠다'는 윤 전 총장의 '밀당'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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