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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혈전 부작용' 의혹 정말인가… 불안한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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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뒤 ‘혈전(혈액 응고)’ 사례가 속출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다시 증폭됐다. 유럽의약품청(EMA) 고위 인사가 백신과 혈전증 간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언급하면서다. 당장 AZ 백신 원산지 격인 영국부터 진행하던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AZ 백신 안전성 논란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달 유럽에서다. 해당 백신 주사를 맞은 뒤 혈전이 생긴 사례가 보고돼 20여개국이 줄줄이 접종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EMA가 조사를 했고, 일단 AZ 백신 접종과 일반적인 혈전 위험 증가 사이에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단서가 붙기는 했다. 아주 드문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특이 혈전 관련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미심쩍은 것은 사망 사례가 55세 미만 여성에게 몰렸다는 사실이다. 이에 독일과 네덜란드는 60세 미만, 프랑스와 스웨덴, 벨기에, 캐나다 등은 55세 미만에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딱 부러지는 규제당국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9일(현지시간)까지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 EMA의 안전성위원회 평가 기간 첫날(6일) 고위 관계자의 의견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는데, 백신이 위험하다는 취지여서다. EMA 백신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탈리아 언론에 “지금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AZ 백신과 특이 혈전증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백신의 어떤 성분이 이런 반응을 일으켰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혈전이 드문 현상이라고는 했지만 국제 규제 기관이 AZ 백신의 부작용임을 시사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물론 아직 권고가 바뀐 건 아니다. EMA는 7, 8일 중 검토 결과를 브리핑할 계획이다. 6일 세계보건기구(WHO)도 AZ 백신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기 때문에 접종을 계속해도 된다는 권고를 유지했다. 발 빠르게 동요를 차단하려 한 것이다.
수치도 접종을 포기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EMA가 분석 중인 AZ 백신 접종 이후 CVST 사례는 44건인데 920만명 규모의 접종자 중에 나온 것이다. 60세 미만 접종자만 보면 10만명당 1명꼴로 위험하다는 게 EMA 측 설명이다. 영국의 경우 더 드물다. 접종자 1,800만명 중 30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CVST는 연간 100만명당 5명꼴로 겪는다.
그러나 이미 파장이 만만치 않다. 불안 때문이다. 백신을 개발한 데다 수천만명에게 접종한 영국부터 흔들리는 형국이다. 2월부터 6~17세 아동 300명 대상 효능 확인 임상시험을 벌여 온 옥스퍼드대가 6일 시험을 일시 중단하고 영국 보건당국의 성인 혈전 발생 관련 추가 자료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30세 미만에 대한 AZ 접종 제한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영향권은 100개국에 가깝다. 현재 AZ 백신을 국민에게 접종 중인 나라는 최소 94개국이다. AZ 백신의 경우 상대적으로 싸고 보관이 쉬워 중ㆍ저소득 국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았다. 한국도 의존도가 높다. 2분기 AZ 접종 대상자만 770만여명이다. 이 중 경찰이나 교사 등 젊은 사람도 상당수다.
논란 불식의 관건은 원인 규명 여부다. 지난달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병원 안드레아스 그라이나허 교수가 AZ 백신이 혈소판과 결합한 항체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백신이 혈소판 결합 항체를 늘리는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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