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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암흑기 끝에 '부활 드라마' 쓴 오세훈, 대선주자로 수직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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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자가 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오 당선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으로 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2011년 서울시장 재임 중 직을 걸고 추진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자충수가 되면서 '정계 은퇴' 위기까지 내몰렸던 그가, 10년 만에 재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3선(選) 서울시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의 원인은 전임시장의 성폭력"이라며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는 피해자분이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을 향해서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1년짜리 시장이지만 향후 정치적 '선택지'는 많아졌다.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앞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 당선자는 이날 승리로 2011년 서울시장 중도사퇴 이후 10년간의 암흑기를 벗어났다. 재선 시장이었던 그는 당시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맞서 주민투표를 추진하다 투표율 저조로 무산되면서 시장직을 내려놓았다. 그해 10월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야권 대표로 나선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고, 박 시장은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 3선에 성공했다. 이후 보수진영으로부터 '수도 서울을 민주당에 갖다 바쳤다'는 책임론에 시달려야 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출마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정세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 선거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밀렸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지만 '정치 신인'이던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면서 '정계 은퇴'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 출마는 그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되기까지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당내 경선에서는 보수층의 지원을 받았던 나경원 전 의원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합리적 중도' 이미지의 오 당선자가 승리했다. 이후 자신과 비슷한 '중도' 이미지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경선을 거쳐야 했다.
선거 초반까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후보들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지난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폭발한 '부동산 민심'은 역전의 발판을 제공했다. 선거 막판 불어닥친 '정권 심판' 바람에 힘입어 오 당선자는 연간 예산 40조 원을 주무르는 3선 시장에 등극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4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1961년생(만 60세)으로서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도 장점이다. 벌써부터 야권의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서울시장 중도사퇴 이전까지만 해도 오 당선자의 정치 행보는 탄탄대로였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아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됐고, 2004년엔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른바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정치관계법(정당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을 주도해 '정치 개혁'을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압도적 표 차로 누르고 역대 최연소(만 45세)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선전 속에서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민주당 후보)를 누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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