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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반발 강도 '역대 최고'…전국 휩쓰는 불복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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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반발 강도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서울과 세종의 아파트 단지들은 연대서명으로 국토교통부에 항의하고, 서울 서초구청장과 제주도지사는 의견제출 마지막 날인 5일 불합리한 공시가격 사례를 모아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국토부에 공시가 조정을 요청하는 의견제출 건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해도 수용률은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돼 공시가격을 둘러싼 갈등은 결정·공시 이후 이의신청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6일 시작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열람 및 의견제출을 이날 마감했다. 제출 건수는 아직 취합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올해 의견 제출 건수가 '역대급’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가격 인상률이 급등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편입 대상 주택이 7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주택 소유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집단반발은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되자 본격화했다. 지난해 대비 공시가가 무려 133% 오른 세종 보람동 호려울마을7단지는 일찌감치 공시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소유주 연대서명을 받았다. 김철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까지 찾아가 정부에 공시가격 재검토를 요청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상률이 높은 강북권 아파트의 집단반발이 두드러졌다. 25개 자치구 중 공시가가 가장 많이 뛴 노원구(34.66%) 하계동 현대우성아파트에서는 이틀 만에 330명의 서명을 모았다.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은 성북구(28.01%)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국토부에 항의공문을 보냈다. 소유주 70% 이상이 연대서명에 참여한 서대문구 홍제동 센트럴아이파크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강민하씨는 "오죽하면 구청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는 어르신도 계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는 예년에 없었던 지자체 차원의 반발까지 일어났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공시가격안을 규탄했다. 이춘희 세종특별시장은 이달 1일 시정 브리핑에서 "국토부에 공시가격 하향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접수된 의견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29일~5월 7일 결정·공시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때 공시가격 산정 근거인 기초자료를 공개한다. 지난해 세종만 시범 공개한 후 전국 지역에 대해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후 5월 28일까지 한 달간 이의신청 접수와 재조사·검토과정을 거쳐 6월 말 조정·공시된다.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몇 건이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3만7,410건의 의견 중 수용된 건 2.4%(915건)에 그쳤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의견제출이나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반영되는 비율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다"며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현장조사는 어려워 사실상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행정력 낭비"라고 꼬집었다. 한국감정평가학회장인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미국의 일부 주는 이의신청 기간만 1년 이상일 정도로 공시가격 산정이 투명하게 진행된다"며 "우리는 산정 근거도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검토 과정에 한국부동산원 전 직원들이 참여하고, 올해 처음으로 민간 감정평가사로 이뤄진 외부점검단도 활동해 약 20일 동안 모든 의견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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