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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내통" "생태탕 때문에?" 朴-吳의 '민생 실종' 토론

입력
2021.04.05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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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TV토론서도 의혹 공방만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기념촬영 후 각자 자리로 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기념촬영 후 각자 자리로 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아이들에게 가르칠 게 없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닙니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5일 상대방을 향해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전 마지막 TV토론, 그것도 '민생'을 주제로 한 자유토론에서다. 두 후보는 부동산 공약 등 정책의 실현 여부를 놓고도 맞붙었지만, 의혹 공방에 치중하면서 결과적으로 감정 싸움만 부각된 토론회가 됐다.


"MB와 내통" "존재 자체가 거짓말" 감정싸움으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끝까지 부각하려는 박 후보와 이를 정리하려는 오 후보 간 공방은 이날도 이어졌다. 박 후보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수용' 관련 의혹을 정리한 손팻말을 들어올리자, 이에 질세라 오 후보도 '내곡동 관련 주요 쟁점 비교'라는 제목으로 박 후보 측 주장과 이에 대한 해명을 대비시킨 손팻말을 준비했다.

박 후보는 상대 후보의 핵심 정책을 10분간 따져보는 정책검증토론 시간을 활용해, 오 후보가 처가 땅이 개발지구에 포함되기 전에 개발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을 지냈고, 내곡동 택지 개발 신청이 이명박 시장 재임기인 점을 근거로 "이명박 전 시장과 내통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오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 세트 아니냐"고 따졌다.

오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보당 10분의 발언시간이 보장되는 자유토론에서 오 후보는 3분 40여 초의 시간을 내곡동 의혹 해명에 할애했다. 자신의 해명이 '거짓말'이라는 박 후보 공세에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응수했다. 민주당이 ‘당 소속 선출직의 중대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치를 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지난해 10월 고치고, 이번 보선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것을 고리로 역공을 편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에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에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공세를 이어가자, 오 후보는 "민생에 관심이 없느냐. 혹시 생태탕 때문에 관련 있다는 거냐"라고 따졌다. 오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을 처가와 함께 측량한 후, 인근 생태탕집에서 식사를 했다는 민주당 측 주장을 꼬집은 것이다. 박 후보는 "그럴 수 있겠다. 가르쳐줘서 감사하다"고 맞받았다.

공시시가부터 용산참사까지...부동산 공방

부동산 정책 토론에서는 오 후보가 먼저 공세를 펼쳤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내놓은 공급 대책의 현실성, 정부·여당과 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의 괴리를 지적했다. 박 후보의 '9억 원 이하 주택 공시가 인상률 10% 제한' 공약과 현 정부 공시가 현실화(실거래가 반영률 90%) 계획을 대조하며 "계산을 잘못한 게 아니냐"고 따지는 식이었다. 박 후보는 "정부와 서울시가 의논해 개선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 시장 재임 시절 발생한 용산참사를 고리로, 오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주민 동의 절차를 생략했을 때 용산참사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시청 앞에서 주민들이 데모했던 이유"라고 했다. 오 후보는 "임차인에게 이주보상비를 충분히 해 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에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에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상대 후보에 대한 '1분 칭찬' 시간에는 어색한 미소가 흘렀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 대해 "언변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고 했고, 오 후보는 박 후보에게 "대성하는 정치인으로 귀감이 되면,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인택 기자
최서은 인턴기자
이에스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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