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게 계획, 순차적 살해" 신상 공개된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입력
2021.04.05 17:49
수정
2021.04.05 21:4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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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심의위서 공개 결정… 올해 첫 사례
경찰, 이르면 6일부터 프로파일러 면담 진행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 서울경찰청 제공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침입해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5)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5일 오후 3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른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40여 분가량 논의한 끝에 김씨의 얼굴, 실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점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한 점 △신상 공개 관련 국민청원 접수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점을 공개 이유로 밝혔다.

김씨는 올해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된 강력범죄 피의자다. 앞서 최근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의자는 중국교포 유동수(50)씨로, 유씨는 옛 연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붙잡혀 지난해 8월 신상이 공개됐고 올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세 모녀가 사는 노원구 중계동의 아파트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25일 검거됐다. 경찰은 체포 당일 '이틀 전부터 세 모녀와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숨진 피해자들과 자해로 부상을 입은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를 우선 병원에 이송했다가 건강이 회복되자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지난 2~3일 조사를 마친 뒤 4일 구속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 A씨를 스토킹해 왔고, 범행 당일엔 퀵서비스 배달원으로 가장해 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세 모녀를 살해한 뒤 범행 현장에 머물면서 냉장고에 있던 술을 마신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5일 오전에도 김씨를 불러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했다. 범행 동기나 잔혹성 등을 감안할 때 김씨에 대한 범죄심리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첫 조사 때부터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한 경찰은 이날도 프로파일러 입회 아래 신문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6일부터 프로파일러가 김씨를 직접 면담하며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면담 결과에 따라 사이코패스 검사 등 김씨의 정신감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9시쯤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씨는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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