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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장 나타난 윤석열, '말'은 안 했지만 '메시지'는 던졌다

입력
2021.04.03 04:30
수정
2021.04.05 08: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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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일정 사전 공지·현장선?묵묵부답
재·보선 후 정치권 관망하며 존재감 키울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투표장을 찾았다. 지난달 4일 검찰총장 사퇴 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세간의 이목도 집중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그의 태도마저 '계산된 정치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그의 사전투표 참여와 투표 장소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사전투표 자체에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많았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투표하면 바뀐다"고 말했다. 투표 행위를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규정한 선거에 직접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지지층을 포함한 대중을 향해 '신뢰'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충청도 출신인 부친을 부축해 투표장에 나타난 모습은 윤 전 총장을 '충청 대망론'을 실현시켜줄 인사로서 각인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인사가 아무런 의미 없는 행보를 하겠느냐"며 "판단은 대중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1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여권의 이재명 경지도지사와 함께 23%를 기록해 공동 1위에 올랐다.

다만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려면 재·보선 이후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재·보선이 끝나면 여야 모두 차기 당권을 둘러싼 내부 정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섣불리 정치 행보에 나서기보다 재·보선 결과와 여야 움직임을 관망하되, 이번처럼 유무형의 메시지를 발신해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 자체는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견제했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윤 전 총장의) 투표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성환 기자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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