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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친 손 잡고 사전투표... 대권행보 질문엔 묵묵부답

입력
2021.04.02 12:25
수정
2021.04.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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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윤기중 명예교수 모시고 사전투표소 찾아
"父 ?기력이 전 같지 않아? 모시고 왔다" 짧은 답변
'대권행보' 질문엔 묵묵부답… "정치적 표명 자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제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 후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제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 후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공개 행보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표소 주변에는 지지자와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몰려 들었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윤 전 총장은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 측은 아직은 정당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서울 서대문구 사전투표소인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백수십 명이 몰렸다. 유튜버 수십 명이 실시간으로 각기 중계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윤석열 파이팅" "검찰 해체시켜주세요" 등을 외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오전 11시 4분쯤 검은색 K7 차량을 타고 도착했다. 먼저 내려 측근과 함께 지팡이를 짚은 윤 명예교수를 부축하고 투표소로 향했다. 들어서는 길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첫 공식일정으로 택한 이유' '투표장에 부인이 아닌 부친과 함께 온 이유' 등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요즘 기력이 전같 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만 짧게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했다. 배우한 기자

주민센터로 들어선 윤 전 총장은 투표 안내인의 설명에 따라 윤 명예교수를 모신 뒤, 관외 선거인 기표함에서 투표를 마쳤다. 신분 확인부터 투표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이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은 윤 명예교수가 거주하는 곳으로, 서초구에 거주하는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친을 수행하기 위해 관외 선거구로 발걸음 했다.

취재진의 이어지는 질문엔 묵묵부답이었지만, 지지자가 청하는 악수에는 응했다. 윤 전 총장은 투표 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지지자가 손을 내밀자 악수했다.

윤 전 총장은 오전 11시 11분쯤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주민센터를 나서는 길에도 '사전투표 소감'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한 검찰 내부의 정치적 중립성 비판' '대권 행보 해석에 대한 입장' '입당 및 정치적 행보 본격화 시점'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윤 전 총장은 부친과 차량을 타고 투표장을 빠져나갔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총선 때는 본투표에 참여했지만, 이번엔 사전 투표 첫날 이른 시간에 투표소를 찾았다. 이 때문에 최근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힘을 싣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일정은 윤 전 총장 측이 사전에 언론 등에 알렸다.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첫 공개 일정이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제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제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고 있다. 배우한 기자

사전투표 참여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해석에 이날 향후 행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침묵'을 선택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윤 전 총장은) 연로하신 아버님을 모시고 투표한 후 가족과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라며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명이나 투표 촉구 등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자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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