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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도 중단… 신한은행 피격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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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진압군의 총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신한은행 양곤지점 미얀마인 직원이 2일 결국 목숨을 잃었다. 교민사회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한국 현지 기업들은 대부분 사업을 중단했고, 두달 여를 버티던 교민들도 귀국행 항공기에 앞다퉈 몸을 싣고 있다.
이날 미얀마 교민사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ㆍ미얀마의 경제협력 상징으로 통하던 양곤 달라 지역의 ‘우정의 다리’ 건설 사업이 신한은행 미얀마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전날 잠정 중단됐다. 자금을 대던 한국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측도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 파견된 GS건설 직원 11명은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에도 최소인력을 투입해 공정률을 25%까지 끌어 올렸지만 이제 귀국할 날만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다른 한국 건설사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2019년 8월 “미얀마 미래 경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기뻐했던 한국토지공사(LH)의 ‘경제협력 산업단지(KMIC)’ 건설 역시 최근 사업 진행을 멈췄다. 토지수용 절차를 담당하는 문민정권이 군부에 의해 쫓겨나 더 이상 사업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대건설의 ‘양곤 변전소 프로젝트’ 등 나머지 52개 미얀마 건설사업도 거의 다 보류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8년을 밤낮으로 일했는데, 자국의 미래까지 잡아먹은 미얀마 군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업체들은 사정이 더 딱하다. 아예 사업을 접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나마 버텨주던 한국 은행들이 신한 피격 사태로 전부 폐쇄되면서 해외자금 송출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여기에 물류는 이미 지난달 서방의 경제 제재로 봉쇄됐고, 무선인터넷마저 이날부터 끊겼다. 양곤에서 피혁 공장을 운영하는 한 법인장은 “자본금이 많은 대기업은 나중을 기약할 수 있지만, 영세기업들은 청산 외엔 별다른 해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미얀마 엑소더스(대탈출)가 본격화하면서 하늘 길을 이용하는 일도 버거워졌다. 지난 두 달 동안 교민 3,500여명 중 귀국한 인원은 400여명에 그쳤지만, 오는 11, 13일 예정된 인천행 미얀마 국제항공(MAI) 임시 항공편은 전날 순식간에 예약이 완료됐다. 피격 소식을 들은 교민들이 한꺼번에 귀국을 결정한 것이다. 항공편 가격이 평소보다 165달러 이상 치솟았지만 이마저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현재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미얀마 당국과 7일 항공편 추가 편성을 위한 최종 합의를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의 무기력과 무신경도 교민들이 귀국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평화적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네 번째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이번에도 추가제재 예고조차 없는 ‘맹탕 입장’에 그쳤다. 그 사이 군부는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미얀마 전역에서 수류탄을 동원한 유혈 진압은 일상이 됐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시위과정에서 사망한 시민은 54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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