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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이긴 것 같다"던 이해찬, 신중론으로 유턴한 까닭은

입력
2021.04.01 18: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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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부각해 지지층 겨냥 사전투표 호소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대근 기자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대근 기자

"(서울시장 선거에) 거의 이긴 것 같다."(3월 19일)

"지금으로 봐서는 꼭 역전을 확신할 수는 없다."(4월 1일)

여권의 대표적 선거전략가이자 친문재인계 원로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승리 가능성에 대해 이전보다 신중한 견해로 돌아섰다.

이 전 대표는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아직은 민주당 후보가 좀 뒤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제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유튜브 방송에서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고 낙관론을 편 것과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다 전·월세 대폭 인상을 둘러싼 청와대·민주당 의원들의 '내로남불' 논란이 잇따르면서 이 전 대표마저 비관론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의 일련의 전망은 단순한 판세 분석이 아니라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시각이 있다. 지난달 19일 낙관론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전 지지층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목적이었고, 이날 발언은 사전투표 개시 하루 전 위기감을 부각해 지지층의 발걸음을 사전투표장으로 이끌게 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본투표를 하는 수요일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이 내일과 모레(2, 3일) 사전투표를 얼마나 하느냐가 주요 관심사"라며 "우리 지지층이 강한 데가 대개 40대, 50대 중반까지여서 그분들이 어느 정도 (사전투표를) 하는가를 보면 짐작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40·50대의 사전투표를 독려한 셈이다.

그는 보선 패배 시 내년 대선까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선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면 좀 순탄하게 대선까지 가는 것이고, 만약에 잘못되면 비포장 도로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민주당이 보선에서 완패할 경우 대선을 앞두고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면서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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