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친문' 김태년까지 고개 숙였다 "내로남불 혁파할 것"

입력
2021.04.01 11:50
수정
2021.04.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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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일 국회에서 성명 발표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일 국회에서 성명 발표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그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

1일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강성 친문' '불도저'로 불리는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차례였다. 전날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대국민사과에 이은 릴레이 반성문이다. 민주당 내 금기어인 '내로남불'까지 언급하며 국민 앞에 겸손하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김 대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 적폐의 구조적 뿌리에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며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이어 "청년세대의 막막한 현실과 치열한 고민을 경청하고 함께 해답을 찾는데 부족했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국민의 분노와 실망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자세를 바짝 낮췄다.

부동산 정책의 보완 의지도 밝혔다. 김 대표 대행은 "국민께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가 더 공정해지길 바라고 있다"며 "투기는 차단하되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정책 중에서 보완할 것은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내로남불 자세도 혁파하겠다"며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처리를 주도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법 시행 이전 전·월세를 대폭 올려 도마에 오른 것에 대해 고해성사를 했다. 김 대표 대행은 "개혁의 설계자로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 단호해지도록 윤리와 행동강령의 기준을 높이겠다"며 "당 구성원의 비위 행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 대행은 당내 '강성'으로 분류되는 개혁파다. 지난해 야당 반대 속에 임대차 3법 처리는 물론 검찰개혁 관련법의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거여(巨與)의 독주'라는 비판에도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밀어붙였다. 그러나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부동산 민심'이 폭발하면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대안일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어 부동산을 다시 투기판으로 만드는 투기사회, 부자와 가난으로 지역과 계층이 구분되는 차별사회, 철거민의 생존 몸부림이 폭력으로 규정되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야만사회, 불법 사찰의 유령이 배회하는 통제사회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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