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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빨리 맞아라"... 中, 미얀마 국경 뚫리자 잇단 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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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는 독려가 아닌 독촉 수준이다. 미얀마와의 접경지역에서 감염자가 늘면서 불안감을 자극했다. 연말까지 집단면역을 장담하던 전문가들은 일제히 전면에 나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규모는 지난달 30일 기준 1억1,400만회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하지만 접종률은 4%에 불과하다. “하루 1,000만회씩 맞으면 100일 안에 접종 10억 회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실제로는 일 300만~400만회에 그치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방역에 비춰 접종률이 낮더라도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경이 뚫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얀마와 170㎞에 걸쳐 접한 윈난성 루이리시에서 지난달 30~31일 12명의 신규 확진자와 26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16명이 미얀마 국적이다. 21만 명이 거주하는 루이리는 양국 간 인원, 물자, 차량 왕래가 가장 빈번한 곳으로 2019년 기준 2,063만 명이 국경을 오갔다. 환구시보는 1일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번 감염의 원인으로 미얀마의 정치적 불안과 전염병 급증에 따른 불법 월경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홍수가 저지대를 덮치듯, 백신 접종이 늦어져 ‘면역 장벽’을 쌓지 못하면 국경을 열었을 때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밀려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는 “백신을 맞지 않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면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폭발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접종 후 40일은 지나야 항체가 생기는 만큼 기존 접종 일정보다 더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백신 접종을 안 하면 손해”라며 “개인과 가정,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관영 매체들은 “베이징 다싱구의 접종률이 80%를 넘어섰다”며 농촌에서 서둘러 백신을 맞으라고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을 동원하는 지방정부의 강압적 행정은 된서리를 맞았다. 남부 하이난성 완닝시 완청진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대중교통 이용 불가 △시장, 마트, 숙박시설 이용 금지 △식당, 상가 진입 차단 △정부 블랙리스트 등재 △자녀의 진학, 취업, 군입대 불이익 등 ‘5불’ 원칙을 공표하자 주민들이 반발해 당국이 사과문을 내고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중국의 ‘백신 외교’가 집단면역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억명 자국민 접종도 버거운 판에 개발도상국 지원에도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백신은 국제사회 공공재”라고 선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샤오이밍(邵一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원은 CCTV에 출연해 “중국 백신은 국내 안전과 개도국 방역 두 가지를 모두 챙겨야 하는 이중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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