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탓·노무현 탓"...내곡동 의혹 공방 핵심은 전직 대통령?

입력
2021.03.3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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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열린 2차 TV토론서 과거 정부 책임론 등장
박영선 "MB 황태자 오세훈, 이해충돌에 걸려"
오세훈 "노무현 대통령이 한 일, 모를 수밖에"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영등포역 광장에서 각각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영등포역 광장에서 각각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했다. 오 후보는 이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방어했다.

서울시장으로서 앞으로 펼칠 시정과 비전을 비교해 보는 TV토론회가 과거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박 후보와 오 후보는 자신이 시장이 될 경우 선보일 정책 대결을 펼치기보다 이전 정부 책임론을 띄우며 상대방 흠집 내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오 후보를 'MB 황태자'라며 공세를 가했다. 그는 서초구 내곡동 땅 지도를 보여주며 오 후보의 처가가 보유한 땅과 이 전 대통령의 옛 사저 부지,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보유 땅이 인접해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땅 문제는 보면 볼수록 이상하다"며 "MB 패밀리와 황태자의 땅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직 시장의 이해충돌에 딱 걸리는 문제"라며 "오 후보 본인이 해제하면서 다른 곳은 70%를 보상했지만, 이곳은 90%를 현금 보상하고 택지까지 보상했다"고 몰아붙였다.

오 후보는 이에 노무현 정부 때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자신이 시장으로 지냈던 때와 관련 없는 일이고, 이 전 대통령과도 상관없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노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넘긴 것이다.

그는 "개발 제한구역 해제는 제가 시장이 되기 전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노무현 정부 국토교통부에 제안한 것"이라며 "그 이후 시장의 방침이 섰기 때문에 국장 전결로 처리된 걸로 추측한다"고 반박했다.

盧·MB로 신경전 격해지자 상대 서로 비꼰 朴·吳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박 후보는 오 후보 시장 재임 때 건설된 세빛둥둥섬(세빛섬)과 경인 아라뱃길을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을 다시 꺼냈다. 그는 "둥둥섬도 그렇고 경인 아라뱃길 지분은 SH 것을 빼면 효성이 갖고 있다"며 "효성은 이 전 대통령의 후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이에 "세빛둥둥섬은 민간에서 한 것이지 서울시와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와 오 후보는 내곡동과 세빛섬으로 설전을 벌인 뒤 재난지원금과, 쓰레기 매립지 문제 등 서울시 시정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다시 내곡동 땅 문제를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을 내세웠다.

박 후보가 오 후보 처남의 내곡동 땅 협의 매수 문제를 추궁했고, 오 후보는 이에 "지독한 모함이고 거짓말"이라며 "상속 받은 땅을 정부 방침에 따라 수용당한 것이고, 노무현 정부와 SH가 이미 예정했던 정책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노 전 대통령 때 시작했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그린벨트 해제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이건 이 전 대통령 때 다시 지정하도록 서울시가 요청했고, 송파에서 내곡동으로 옮겼다"고 되받아쳤다.

신경전이 격해지자 박 후보는 오 후보에게 "거짓말 콤플렉스가 있나 봐요"라고 꼬집었고, 오 후보는 이에 "(박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을 정말 잘 하신다"고 비꼬았다.


류호 기자
이규리 인턴기자
장윤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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