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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불륜설 휩싸인 日 탁구스타를 두둔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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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하라 아이(福原愛ㆍ33).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일본의 탁구스타다. 그가 최근 다른 남성과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돼 불륜설에 휩싸이자 중국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질타나 비아냥이 아니라 환호와 응원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냉담한 일본 내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조회수는 2억5,000만 건을 웃돌았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일본인의 89.7%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만큼 얼어붙은 양국 관계가 무색할 정도다. 중국은 왜 이처럼 열광하며 외국 여성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것일까.
후쿠하라는 중국에서 ‘국민 여동생’으로 통한다. 어린 시절 중국에 건너와 랴오닝에서 탁구를 배웠다. 자연히 중국어도 유창하고, 천진난만한 웃음과 겸손한 태도로 일찌감치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후쿠하라는 중국 동북지방 유전자를 지녔다”는 찬사를 서슴지 않는 이유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2008년 5월 일본 도쿄를 방문할 당시 후쿠하라의 시범경기를 흐뭇하게 지켜보다 정장 재킷을 벗고 직접 대결에 나선 장면은 지금도 중국인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돼 있다. 그가 일본 대표선수 시절 유독 중국과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중국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스캔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본 사회를 겨냥해 ‘문화적 후진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으스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 여성은 대부분 결혼 후에는 전업주부로서 남편의 부양 대상”이라며 “남자는 밖에서 잘못을 저질러도 되는 반면, 여성의 불륜은 용서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하늘의 절반은 여성이 떠받친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발언을 인용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중국의 우월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만약 후쿠하라가 중국인이라면 불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느니 진즉에 이혼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반감도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남편 장훙제(江宏杰ㆍ32)가 대만 탁구선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애지중지 키운 후쿠하라를 대만에 빼앗겨 속이 쓰리던 차에 잘됐다는 표정이다. 이에 그를 ‘우물 안 개구리’에 비유하며 “대만 개구리는 배우자 자격이 없다”, “사죄하지 않는 개구리를 응징하자”고 선동하는 구호마저 등장했다. 텅쉰왕은 “중국인들이 급속한 성장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을 바라보는 복잡한 잠재의식을 후쿠하라에게 투영해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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