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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누가 돼도... 정부 공공재개발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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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후보가 앞다퉈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부가 역점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ㆍ재건축’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간 재개발ㆍ재건축이 활성화할 경우 실익이 낮은 공공재개발은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는 탓이다. 보궐선거 이후 이번 대책의 동력이 상실되면서 또다시 집값이 꿈틀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선정된 서울 지역 공공재개발 후보지는 24곳이다. 1월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등 8곳에 이어, 전날 정부는 노원구 상계3구역을 포함한 16곳을 추가 지정했다. 2차 후보지의 공급 규모는 2만202가구다. 1차 후보지(4,700가구)보다 4배 이상 많다. 공공재개발 활성화로 2028년까지 4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하지만 순탄할 것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렇잖아도 해당 후보지 주민들의 동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높은 상황에서,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도 차는 있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두 후보 모두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내걸고 있어서다. 박 후보는 “앞으로 재개발ㆍ재건축을 할 때 공공 민간참여형으로 하겠다”며 사실상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선언했다. 박 후보는 앞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선긋기’에 나선 바 있다. 박 후보는 저층 주거지 재개발과 노후 아파트단지 재건축 활성화, 재개발ㆍ재건축 용적률 상향 이익을 공공과 민간이 공유하는 사업 모델 도입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오 후보 역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주택 공약 전면에 내세운다. “취임 후 일주일 안에 재개발ㆍ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오 후보가 5년간 공급하겠다는 36만 가구 중 절반이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이다. 서울시의회 협조를 받아야 하지만 용적률과 층수 규제도 풀겠다고 밝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누가 당선되든 민간 정비사업이 활성화할 거란 기대감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라며 “규제 완화로 공공 재개발ㆍ재건축에 참여해 얻는 이익이 줄면 기존 대상지들이 이탈하거나, 대상지를 추가 선정할 때 신청 지역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재개발에 참여하면 용적률 상향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조합원이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면 공공재개발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정부는 공공 재개발ㆍ재건축이 민간 주도 정비사업보다 규제가 덜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규제 완화로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개선되면 기존 공공재개발 단지조차 조합원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느 수준까지 규제가 풀릴지가 공공 주도 주택공급 방안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비롯한 부동산 공약 경쟁은 간신히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집값에 다시 기름을 부을 공산이 크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여야 후보가 모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나선 만큼 누가 되든 선거가 끝나면 집값은 더욱 폭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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