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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中 조사 결국 빈 손 마무리?...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 가능성 낮다" 결론

입력
2021.03.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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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보고서 초안 입수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중국을 방문한 지난달 9일 후베이성 우한의 길가 동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중국을 방문한 지난달 9일 후베이성 우한의 길가 동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찾겠다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현지 조사가 결국 빈 손 결과로 끝나는 분위기다. WHO는 서방국가들이 바이러스 확산 진원지로 지목한 ‘우한 실험실 유출설’을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WHO 회원국 외교관으로부터 입수한 보고서 초안을 검토한 뒤 “조사팀은 다른 동물을 통해 박쥐에서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WHO 국제전문가팀이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조사팀은 4가지 코로나19 전파 경로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박쥐→박쥐 외 다른 동물→사람’ 경로가 개연성이 높다고 평가됐으며, 박쥐에서 인간으로 직접 감염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저온 보관된 물품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시나리오는 이론상 가능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게 봤다. 냉장ㆍ냉동 환경이 장거리 바이러스 확산의 원동력은 될 수 있으나 발병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조사팀은 ‘실험실 유출설’을 제외한 3가지 시나리오에 대해서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부터 국제사회의 논쟁거리였다. 특히 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통신은 보고서가 공개돼도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2019년 12월 코로나19 발병 초기 집단 감염지로 꼽힌 우한수산시장이 코로나19 발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팀은 밝혀내지 못했다. 보고서는 최초 발병지가 우한이 아닌 다른 곳일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발병 기원과 관련해 (우한)시장 역할과 바이러스 유입 경로 등 어떤 것도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WHO가 코로나19 발원에 관해 확실한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미국은 중국을 방문한 WHO 조사팀의 현장 접근성 제한을 지적하며 보고서 왜곡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반면 중국은 냉동품을 통한 바이러스 자국 유입설을 주장하면서 WHO에 다른 나라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일각에선 보고서 발표가 지연되는 것을 두고 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던 터라 이래저래 잡음만 무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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