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무감각이 국민께 상처 줬다"...'자성론' 나오기 시작한 與 지도부

입력
2021.03.29 11:52
수정
2021.03.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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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집값 폭등에) 현장에서 하루하루 절망적 상황 펼쳐지는데 우리는 잘못 없다, 할일 했다, 이런 식으로 똑똑한 척만 했습니다. 이런 오만과 무감각이 국민 마음에 상처를 줬습니다.”(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부동산 정책에서의 아쉬움과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문제 등 잘못과 무능에 담대하지 못했습니다. 국가를 이끄는 주류 세력임에도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습니다.”(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29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들을 향한 ‘고해성사’를 쏟아냈다. 4ㆍ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오만한 정부ㆍ여당이 남 탓만 하고 사과는 할 줄 모른다’는 정권 심판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LH 사태로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그 동안 쌓여있던 불신과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며 “집값과 전월세 폭등을 겪으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화가 났던 것이 이번에 터져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집 없는 서민이 자고 일어나면 ‘억 소리’ 나는 집값 폭등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화가 나셨을 것”이라며 “집값을 잡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며,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믿고 따랐다가 손해 봤다고 한 국민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국민들께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최고위원은 내부를 향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더 심각한 것은 정부와 여당의 잘못된 자세”라며 “정책 의도가 옳았다고 해도 현실에서 집값이 뛰었다면 왜 안 맞았는지 겸손하게 돌아보고 국민에게 사과드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우리가 잘못한 부분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용서도 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꾸짖음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재집권을 목표로 한다면 솔직함으로 접근하고, 유능함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의 이런 발언은 ‘오만한 민주당’이라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는 아니다. 아직 선거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당 차원의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성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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