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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면 반박한 北, 섣불리 '핵 모라토리엄' 철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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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불만을 쏟아냈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그럼에도 북한이 섣불리 '핵 모라토리엄'을 깨기보다는 당분간 미국의 반응을 떠보면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27일 담화에서 "자위권에 속하는 정상적 무기시험을 두고 미국 집권자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며 극도로 체질화된 대조선 적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지적하자 곧장 반격에 나선 것이다. 리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첫 대외 메시지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자 도발"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018년 선언한 모라토리엄(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중단) 철회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ICBM·SLBM 개발 및 시험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계속해서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신포조선소에서 새 탄도미사일 잠수함 진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SLBM 도발 우려를 키웠다.
북한이 이전보다 구체적인 군사 도발 예고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현 상황에서는 모라토리엄 철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대미 압박 과정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았고, 리 부위원장의 담화도 거친 표현을 삼가며 수위 조절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벌써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신형 미사일에 대한 남북 사거리 분석이 달랐던 만큼 일단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비슷한 도발을 반복할 유인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묵인한 북극성-4, 5 등의 SLBM 시험 발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대신 북한은 자위권 강화 기조와 국방과학정책 관철 명분을 앞세워 '레드 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각종 무기 발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군사능력 강화라는 실익을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도 변수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 날 미국의 요청으로 대북제재위를 소집해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 국가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회의를 30일 소집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전례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이유로 안보리가 추가 대북제재를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보다 성명 채택 등에 그칠 경우엔 북한은 당분간 모라토리엄 철회 수순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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