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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하는 미중 갈등 "'아시안 혐오' 부추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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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미국 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리 증오범죄를 성토해도 한층 복잡해진 국제정세가 아시안 혐오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아시아태평양계(AAPI) 사회는 미중 갈등 여파로 증오범죄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쿵 플루(kung-fluㆍ중국 무술 쿵푸와 플루의 합성어)’나 ‘중국 바이러스’ 같은 경멸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계속 격화하는 양국 대립이 아시아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중국을 최대 적으로 규정했다. 1년 전 같은 조사(22%)보다 23%포인트나 뛰었다. 아시아계 권익단체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의 존 양 사무총장은 “우리는 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역사회에 대한 반발을 초래한 역사를 알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그렇다”고 진단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비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오범죄법을 의회가 채택하도록 촉구했다. 얼마 전 한인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참사 이후에는 현지를 찾아 “증오를 멈추라”며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힐은 “반(反)아시아 폭력과 차별은 미중 관계가 수십 년 만에 가장 긴장된 현 시점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주 홍콩과 신장에서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대중 제재를 강화했다. 중국도 각종 보복조치로 맞불을 놓으며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다. 양 사무총장은 “중국 공산당과의 논쟁은 코로나19를 넘어서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인종차별이 마법처럼 사라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파급력이 큰 정치인들의 대중 강경 발언은 아시안 혐오 여론을 증폭시키는 매개가 되고 있다. 단적으로 2019~220년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염병 확산의 모든 책임을 중국에 떠넘겼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최근에는 아시아계 증오범죄와 관련한 하원 청문회에서 칩 로이 공화당 의원이 중국 공산당을 ‘나쁜 사람들’로 칭한 뒤 과거 흑인 상대 초법적 폭력을 뜻하는 ‘린칭’을 연상케 하는 용어까지 써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민주당 하원의원은 매체에 “말의 틀을 어떻게 짜느냐가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를 얘기할 때 많은 이들은 미국의 모든 아시아계를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와 역사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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