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어울림플라자 재검토' 현수막에... 강선우 "차별을 공약하지 말라"

입력
2021.03.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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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딸 미국에서 키우며 교수 된 강선우 의원
"완공 기다려 왔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도 서울시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내건 '재건축 전면 재검토' 현수막. 강선우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내건 '재건축 전면 재검토' 현수막. 강선우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강서구 지역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복합 문화복지시설 '강서 어울림플라자'의 재건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은 강선우 의원이 성명을 내고 공개 반발했다.

강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오세훈 후보의 '어울림플라자 전면 재검토' 현수막 사진을 공유하며 "아무리 표가 귀해도 차별을 공약하지는 맙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서 "부끄러운 사실은 아니지만, 항상 조심스럽게 소개를 하곤 한다. 따가운 시선도, 호기심 어린 질문도, 불편해하는 눈치도 모든 것이 제 탓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강서 어울림프라자 재건축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는 오세훈 후보의 공약 현수막 때문에 오늘 더 서럽고 서글프다"고 했다.


강서 어울림플라자 설계 계획안.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강서 어울림플라자 설계 계획안.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강서 어울림플라자는 서울시의 장애인 인권 증진 공약 중 하나로 운영될 예정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지시설'이다. 강서구 등촌1동의 구 한국정보화진흥원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신축하는 방안이 2016년부터 추진됐다.

이 사업은 지역 주민 반대로 표류해 오다 30여 차례에 이르는 주민설명회 끝에 지난해 12월 주민 동의를 얻어 진흥원 건물의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시는 부지 내 녹지와 주차공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의견을 일부 반영했고, 인접한 백석초등학교의 소음, 먼지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어울림플라자는) 4년여에 걸친 오랜 진통 끝에 지난해 겨우 첫발을 내딛게 되었고, 저 역시 완공을 간절히 기다려왔다"며 "장애 아동을 키우는 학부모 여러분께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한 끝에 겨우 세워졌던 강서 서진학교가 떠오른다"고 했다.

이어 "장애는 참아야 하는 것도, 숨어야 하는 것도, 시혜와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라며 "장애를 가진 사람도 서울시민이고 평범한 일상을 보낼 당연하고 마땅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의원실 제공

강선우 의원실 제공

강 대변인은 발달장애가 있는 딸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 위스콘신대에서 가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를 지낸 전문가다.

"미국의 보육, 교육, 의료시스템을 한국에도 이식하고 싶다"는 이유로 2016년 귀국해 무작정 민주당의 문을 두드린 바 있다. 2016년 총선 때는 비례대표 후순위로 밀려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총선에서는 현재 지역구인 강서구 갑에 도전해 당시 현역이었던 금태섭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이기고 당선됐다.

한편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도 같은 날 "오세훈 후보가 대놓고 장애인 탄압 광고를 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장애인을 탄압하면서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간질하면서 선거에 승리하고 싶은가, 오세훈 후보가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에는 사회적 약자가 살아갈 공간은 없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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