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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의 '조직 매직' 통할까? 과거엔 '조직'이 '바람'에 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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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긴박하다. 전화든, 문자로든 가까운 분들께 호소드리자.” (20일·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2주가량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조직 총동원령’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문 피해자 ‘2차 가해’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박영선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하자, 국회의원, 구청장, 시ㆍ구의원을 장악한 여당의 조직력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는 것이다.
조직력으로 단시간에 중도·무당층으로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궐선거는 통상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여야의 적극적 투표층이 승부를 가른다. 진보성향의 적극적 투표층을 결집시키고 이탈을 막는 데 조직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전략이다.
관건은 민주당 조직력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꽉 잡고 있는 '정권 심판 바람'을 허물 수 있을지 여부다. '조직'은 '바람'을 이길 수 있을까.
민주당이 조직력에서 야당을 압도하는 건 사실이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 49명 중 41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서울 25개 구(區)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민주당 구청장이 이끌고 있다. 서울시의원은 109명 중 101명(93%)이 민주당 소속이다. 국민의힘 시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①평일에 치러지는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고 ②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여야 핵심 지지층이 결집하는 ‘박빙’ 판세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풀뿌리’ 조직이 가족과 지인을 총동원하는 조직 선거가 승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민주당의 기대가 ‘희망회로’에 가깝다는 반론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 최대 이슈는 ‘정부 심판론’으로 사실상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과 25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 투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정권 지원론’은 33%에 그쳤다. 이는 적극 투표 의지로 연결되고 있다. 이달 8, 9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 응답은 72.4%에 달했다. 60대는 89.7%다.
민주당 희망과 달리 ‘정권 심판 바람→투표율 상승→조직 영향력 약화’ 도식이 나타날 공산이 큰 셈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투표 의향이 낮은 선거는 조직이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지금은 ‘투표로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매우 강하다”고 했다.
역대 대형 선거에서 조직이 판세를 뒤집은 사례는 희박하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가 대표적이다.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10~20%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개표 결과 실제 표 차이는 0.6%포인트에 그쳤다. 당시 한나라당은 구청장과 서울시의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직전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피격을 계기로 ‘전쟁 불사론’을 띄우면서 정권 심판론이 확산됐고, 한 후보가 이 바람을 타고 격차를 대폭 좁힌 것이다.
2011년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도 마찬가지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52.15%)는 조직력 열세에도 박영선 후보(45.57%)를 앞섰다. 이에 “박원순 바람 앞에 제1 야당의 조직 동원은 무기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본선에서도 박원순 후보(54.4%)는 서울 조직을 장악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45.2%)에게 압승을 거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기초지자체 선거라면 몰라도 서울시 유권자만 8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런 선거에서 조직으로 판세를 뒤집는 것은 어렵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조직 결속도 어렵다”고 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권 심판 기류가 커지는 근본 원인을 반성하고 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게 맞는데, 민주당은 ‘조직을 동원하면 해볼 만하다’고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여야 지지층 간 51대 49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1, 2위 간 표 차이가 2만6,000표였는데, 이렇게 되면 조직표가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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