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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통수권자'와 '한반도 운전자' 사이에서... 文 "남북미 모두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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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는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는 문 대통령의 깊은 고심이 담겼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겨냥해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지만, 북한을 자극할 만한 수위는 피했다. 북한 눈치 보기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을 감수하고 북미 대화의 불씨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면서 북한에 '저강도' 경고를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윤곽을 잡아가는 시점에 자중하라는 메시지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21일과 25일 서해와 동해에 연달아 미사일을 쏜 것을 ‘도발’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25일 탄도 미사일인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 발사한 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한 것과 대비된다.
문 대통령의 온건한 발언은 △북미 비핵화 대화를 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은 막고 △국내 강경파의 반발까지 누그러뜨려야 하는 정치 상황을 모두 고려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어제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을 다독이는 메시지도 내 놨다.
대신 문 대통령은 현 정권 들어 조성된 남북 대화 무드로 서해에 한반도 평화가 깃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4년간 서해에서 무력 충돌이나 군사적 도발로 다치거나 생명을 잃은 장병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운전자론'을 지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서해수호의 정신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 통합의 힘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국방력이며 안보”라고 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에 지나치게 저자세 아니냐'는 시선도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았다. 영웅들이 보여준 애국심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남겨진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진수하는 신형 호위함의 함명을 '천안함'으로 명명해 천안함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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