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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로 얼룩진 재보선, 자기 얼굴에 침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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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각 후보 진영 간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면서 상대에 대한 고소·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상대 후보의 부정 부패 의혹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지만 마구잡이 소송으로 선거운동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이다. 정치의 사법화를 경계하겠다던 정치권이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수단으로 소송을 남발해 정치 혐오를 키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번 보궐선거와 관련한 소송전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둘 다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해온 민주당은 오 후보 재임 당시 서울시 주택국장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도 배우자 건물을 재산신고에 누락했다며 고발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배우자의 도쿄 아파트에 대해 ‘야스쿠니뷰’ 등으로 비방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오 후보 투기 의혹을 제기한 천준호·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했고, 박 후보의 딸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검찰에 고발했다.
대체로 민주당이 비리 의혹을 공세적으로 제기하고 국민의힘이 방어하는 과정에서 소송전도 과열된 셈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민주당이 검증 칼날로 추격에 나섰지만 이런 식의 소송전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구체적인 증거로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소속 정당 후보를 지원하는 의원들도 지나친 표현을 삼가야 한다.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 결국 부동층을 누가 더 많이 잡느냐가 관건이다. 상대를 모욕하면 지지층에선 환호성이 나오겠지만 부동층에선 자기 후보의 이미지만 추락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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