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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사러 간 청년, 장 보던 임산부에게 총질한 미얀마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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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이 시위대를 조롱하며 총질하고 있다. 빵을 사고 가게를 나오다 총격에 희생된 청년, 장을 보러 갔다가 총상을 입은 임산부도 있다. 무차별적으로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는 형국이다. 사망자는 300명을 훌쩍 넘었다. 결국 시민들은 자체 무장에 나서고 있다.
26일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샨주(州) 타웅지에서 29세 청년이 눈과 오른쪽 허벅지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그의 친척은 “휴대폰 충전을 하고 빵을 산 뒤 가게에서 나가다가 군인들이 보이자 달아났을 뿐인데 난사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군경은 시신마저 빼앗아갔다. 두 아이의 엄마인 35세 임산부는 시장에서 돌아오다가 총격을 당했다. 이 지역에서만 최소 4명이 총살됐고, 약 60명이 체포됐다.
같은 날 밤 제2도시 만달레이에선 군경이 냄비를 두드리는 시민들에게 "누가 두드렸나, 용기가 있으면 당장 나와"라고 조롱한 뒤 총격을 가했다. 여러 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거리에 방치됐다. 구조하려는 시민들에게도 무차별 발포를 하는 바람에 치료도 받지 못하고 숨지거나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되는 시민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전국 각지의 시위는 "일도 외출도 하지 않고 상점도 모두 문을 닫는다"며 단결과 휴식을 강조한 '침묵 파업' 다음날 이뤄졌다. 이날 시위로 전국에서 최소 9명이 숨지면서 쿠데타 이후 희생자 수는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320명(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 집계)으로 늘었다. 불과 열흘 새 100여 명이 더 숨진 것이다. 시위대가 "강력한 폭풍은 침묵 뒤에 온다"고 밝힌 데다 '국군의 날'인 27일부터 나흘간 연휴에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희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이 기간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비폭력과 방어에 주력했던 시위대는 차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수제 공기총을 점검하는 시위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화염병 제작도 이뤄지고 있다. 그간 시위대의 방어 무기는 총탄을 막기엔 역부족인 철판, 나무판자, 플라스틱 통으로 만든 수제 방패와 헬멧이 전부였다. 덧붙여 모래주머니와 깨진 유리로 군인들의 공격을 지연시키는 정도였다.
연방군 창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소수 민족 반군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군부를 피해 소수 민족이 실질 지배하는 밀림으로 달아난 학생, 시민운동가들은 반격을 위해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얀마 바깥에선 미국에 이어 영국이 미얀마 군부 운영 기업을 추가 제재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제안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에 힘을 실었다. 국제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태국에 있는 미얀마 대표 여성은 "군부 총탄에 죽어가는 우리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비폭력 저항중인 시민불복종 운동(CDM)이 내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사회과학 교수 6명은 CDM을 추천하며 “비폭력 방식으로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반(反) 쿠데타 저항(의 공로)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명 서한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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